‘미투’ 확산에 공직사회도 긴장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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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2 07:13  |  수정 2018-03-12 07:13  |  발행일 2018-03-12 제2면
오늘부터 공공 2천여곳 특별점검
55만여명 익명 조사결과 파장 예상
대구시, 사이버 性고충 창구 검토

사회 전반에 걸쳐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 공직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12일부터 국가기관·지자체·공공기관 등 2천22곳에 대한 성희롱·성폭력 방지조치 특별점검에 나선다. 특히 기관별 실태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공공부문 종사자 55만3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익명)할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 6일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공무원 상호 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직원에게 주문했다. 분기별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고 있지만 더욱 주의를 환기시키겠단 의도다. 이에 각 부서는 술 대신 커피·차(茶) 등 음료로 회식하거나 아예 회식 자체를 없애고 있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이성 직원과의 술자리를 아예 잡지 않거나 말 한마디 할 때도 조심하려는 것이 느껴진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시와 8개 구·군은 직장 내 예방교육과 함께 규정 개정을 통해 성희롱·성폭력에 대해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실 관계자는 “대면상담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사이버 성고충 상담창구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5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모 구청 남자직원(6급)은 “최근 이전 근무부서 직원끼리 모임을 계획했다가 미투 선언이 계속되자 취소했다”며 “스스로 떳떳하다고 자신하는데 조직 분위기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조직 분위기 저하 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 공직계에선 아직 ‘펜스룰’(Pence Rule·아내 아닌 여성과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여성 기피) 현상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 공직자는 “노조에 확인한 결과, 메신저로 업무지시하거나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등 여직원 역차별은 현재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직원 스스로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조직문화 개선 측면에서 미투 운동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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