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경북공동모금회 공동기획 ‘아너, 나눔의 사회’ .6] 박희주 농업법인 그린피스버섯농장 대표

  • 홍석천
  • |
  • 입력 2018-03-10 07:30  |  수정 2018-03-10 07:30  |  발행일 2018-03-10 제8면
“고향 청도사랑에 기부활동 앞장”…경북 최초 패밀리 아너소사이어티
1983년 종잣돈 300만원으로시작
해외 유통법인 6곳·생산농장 4곳
아내·딸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기부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 전파”
[영남일보-경북공동모금회 공동기획 ‘아너, 나눔의 사회’ .6] 박희주 농업법인 그린피스버섯농장 대표
경북지역 첫 농업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자 부인·딸과 함께 1호 패밀리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박희주 그린피스버섯농장 대표가 기부문화 확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부를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것이 나은지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왼손이 하는 것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종교 경전의 말처럼 수십억, 수백억원의 재산을 내놓으면서도 이름조차 알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좋은 일은 널리 알려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는 말을 실천하는 공유형 기부자도 많다.

청도에서 버섯류를 생산·수출하는 농업법인 그린피스버섯농장 박희주 대표(64)는 후자인 기부 공유형의 전형적인 사람이다.

그는 2016년 말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문의했다. 설명을 듣고는 바로 1억원을 기부하고 지난해 경북 농업인 1호로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박 대표의 부인인 엄순덕씨(63)와 딸 박지혜씨(36)가 청도 5·6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동시에 가입하면서 경북 최초의 ‘패밀리 아너 소사이어티(Family Honor Society)’가 됐다.

박 대표는 “사실 기부를 하면서는 내 이름으로 하면 되겠지 라고 쉽게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1명이 3억원을 하는 것보다 3명이 1억원씩 하는 게 기부 확산에 더 낫다는 생각과 주위의 조언을 듣고 아내와 딸아이도 아너소사이어티 클럽에 가입토록 했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은 물론 가족과 함께 기부활동을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기부처럼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좋은 일은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부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확실히 지적했다. 박 대표는 “기업이 기부를 하면 비용처리라고 보고, 정치인이 기부를 하면 선거용이라면서 무엇인가 이득을 얻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판하곤 한다”면서 “그러나 그런 오해를 받더라도 동기와 관계없이 기부는 수혜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1983년 종잣돈 300만원으로 청도군 이서면에서 작은 버섯농장을 시작한 그는 1993년 대량 재배가 가능한 팽이버섯으로 재배작물을 바꾸면서 사업이 급성장하게 된다. 당시 국내 버섯시장의 호황도 더해져 그는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유럽 현지에 유통회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2000년대 중반 유럽시장 개척 당시엔 40여t의 버섯을 무료로 나눠주며 우리 버섯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도 했다. 팽이·만가닥·새송이 등 버섯류는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을 웃돌고 있다.

2016년에는 경북농업명장에 선정됐으며 청도 지역에 9곳의 농장을 직영하고, 협력회사도 15곳에 달한다. 영국·네덜란드·독일 등 해외 현지 유통법인 6곳과 중국 등 해외 생산 농장 4곳을 가동 중이다.

1년 365일 중 90여일을 해외에 머물 정도로 바쁜 박 대표가 이렇듯 기부에 적극적인 것은 그의 남다른 고향사랑이 한몫했다. 지금도 고향인 청도군 이서면 대곡2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박 대표는 기부금이 고향 청도를 위해 쓰인다는 말에 흔쾌히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정했을 정도다. 실제로 그의 고향사랑은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이전부터다. 다양한 공익활동과 기부·봉사에 솔선 참여해 왔고, 2016년에는 노인복지기금 5천만원과 인재육성장학금 5천만원을 청도군에 쾌척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서로를 위하고 베푸는 그 마음이 청도를 포함해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려야 건강한 사회라 생각한다”면서 “이런 생각에 아내와 딸 등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고, 고향에 적은 보탬이 된 것 같아 보람되고 뜻깊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8년에도 패밀리 아너소사이어티, 부자(父子) 아너소사이어티 등 기부자 가족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웃었다.

글·사진=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