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10년…일흔살 아름다운 가게 지킴이

  • 글·사진=채임이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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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07   |  발행일 2018-03-07 제13면   |  수정 2019-01-14
나눔 미덕 실천해온 이연수씨하루 3∼4시간씩 꾸준히 활동
병원 차트봉사·책읽어주기 등
40여년 다양한 봉사활동 펼쳐
20180307
이연수씨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대구 북구 동천동 아름다운 가게에서 옷을 정리하다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 북구 동천동 아름다운 가게 지킴이가 된 이연수씨(여·70)는 하루 3~4시간씩 컨디션에 맞춰 10년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이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눠 쓰고, 필요한 사람에게 재활용되는 것이 ‘나눔과 순환’이라는 것이 이씨의 생각이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의 봉사가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자원봉사를 하려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씨는 딸 부잣집의 셋째딸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엘리트였다. 이씨는 40여 년 전,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갈 무렵 대구 YMCA 시민중계실 상담업무로 봉사활동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가정생활의 불화나 부당한 거래 등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한 전화 상담 및 대응방법까지 알려주는 역할도 했다.

그러다가 2003년에는 본격적인 봉사활동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늦은 나이지만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아지고,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대학교 명예학생으로 학점 은행제를 신청, 향학열을 이어갔다. 공부를 하면서 선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정신장애인들과 치매어르신을 돌보는 활동도 했다.

돌봄활동 당시, 변기에 머리를 감고도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인 어떤 어르신은 경제적인 여유가 없음에도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다른 한 어르신은 금전적인 여유도, 자녀들도 자주 찾아오지만 매일 화만 내고 표독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양쪽을 보며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고 들려줬다.

이씨는 2005년부터 칠곡 가톨릭병원에서 차트봉사를 10년 동안 했다. 내과·외과·이비인후과에서의 효율성을 위해 차트를 전해주는 봉사인데 상당히 보람있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후 유치원에서 선생님을 도와 아이들의 가위질을 돕거나 식사봉사를 하는 한편 지역아동센터에서 동시나 동화책 읽어 주는 봉사활동도 했다.

“40년 전부터 시간이 될 때마다 봉사활동을 한 것 같아요. 그렇게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어 좋았고 그렇게 만난 사람들이 지금은 다 나의 스승인 거 같아요.” 이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원봉사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채임이 시민기자 chaeime2@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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