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부동산 대학에 기부…명예학사 학위 받은 열쇠수리공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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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4 08:52  |  수정 2018-02-24 08:52  |  발행일 2018-02-24 제21면
학교측, 신기환씨에 사회복지학사
아버지 졸업 학교후배 아들이 축하도
경일대 2017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소유 부동산 대학에 기부…명예학사 학위 받은 열쇠수리공
경일대 졸업식에서 자신의 부동산 전부를 대학에 기증한 신기환씨(가운데)가 부인 송춘연씨, 정현태 총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3일 열린 경일대 ‘2017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몇몇 졸업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 전부를 경일대에 기부해 화제가 되었던 열쇠수리공 신기환씨가 이날 명예학사 학위를 받았다. 언어·청각장애 1급인 신씨는 경일대 학생회관의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20년 넘게 열쇠수리점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6월, 자신 소유의 부동산(1억4천여만원) 전부를 대학에 기부한 바 있다. 경일대는 신씨에게 기부를 통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미소와 친절로 학생행복에 이바지한 점을 감안해 명예 사회복지학사 학위를 수여했다.

신씨는 “학사모를 쓰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소회가 남다르다”며 “경일대의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대학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유 부동산 대학에 기부…명예학사 학위 받은 열쇠수리공
건축학부를 졸업하는 정창원씨(왼쪽)가 같은 과 후배인 아들 정현준씨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한 학과에서 동문수학하던 아버지의 졸업을 후배 아들이 축하하는 흐뭇한 모습도 있었다. 건축학부를 졸업하는 정창원씨(49)는 아들이자 후배인 정현준씨(20·건축학부 2학년)와 함께 졸업식에 참석했다. 대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정씨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2014년 경일대 건축학부에 편입했는데, 아들 현준씨가 대학 진학 시기가 되자 경일대 건축학부 입학을 권유해 후배가 된 것.

정씨는 “아들이 평소 건축사를 꿈꿨기 때문에 직접 학교를 다녀본 경험과 건축사 동문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자신 있게 경일대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대학생활에 대해서는 “아들이 집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 학교에서 볼 수 있어 부자간 정이 더 돈독해졌다”며 “지도교수님도 같은 분이어서 스승, 아들과 함께 경주로 전통건축 답사를 다녔던 기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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