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시급한 단층조사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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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1   |  발행일 2018-02-21 제31면   |  수정 2018-02-21

설 연휴가 끝나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차례의 큰 지진을 당한 포항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400명이 넘는 지진피해 이재민들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고, 시민들도 계속되는 여진으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요즘 시민들은 ‘쿵’하는 소리만 들어도 지진으로 착각할 정도로 심각한 지진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시내 주요 아파트 게시판에는 층간소음이 나지 않도록 주의해줄 것을 당부하는 글이 지난해 지진 이후 다시 붙었다. 포항사회가 언제쯤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국내에서 지진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지질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전문가들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규모 4.6의 포항지진은 여러 가지 주목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지난해 11월 발생한 본진의 여진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본진 이후 2시간 만에 발생한 규모 4.3 여진이 그동안 최대 지진이었음을 감안하면 석달 만에 발생한 이번 지진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여진은 본진 이후 경과된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포항지진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설 연휴에도 여진이 네 차례나 발생하는 등 최근 여진이 부쩍 늘면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지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어 경주·포항 등 동남권지역의 활성단층 조사의 시급성이 부각되고 있다.

활성단층 조사의 필요성은 2016년 경주지진 이후 대두됐다. 지진을 최대한 예측하기 위해 내부지질의 구조적 상황을 보는 단층조사는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작업이다. 경주지진이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으로 인해 발생됐다고 결론이 난 후 그해 12월 ‘활성단층 조사 연구 및 활성단층 지도작성’ 연구예산이 편성됐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부터 2041년까지 국내 전 지역의 활성단층에 대한 기초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5년씩 5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1단계로 강진이 발생한 동남권지역에 대한 기초조사를 2021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7월부터 동남권지역에 대한 단층조사가 시작됐지만 포항시민들은 외국 전문가를 불러서라도 이 조사를 이른 시일 내에 끝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동남권지역에 대한 조사부터 마무리해 대비책을 찾아야 할 때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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