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인당 영화관람 年평균 4.25회 ‘세계 최고’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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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9 08:15  |  수정 2018-02-19 09:56  |  발행일 2018-02-19 제27면
■ 영진위, 2017 한국 영화산업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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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218만6천327명으로 한국영화 관객수 1위인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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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만9천600명으로 한국영화 관객수 2위인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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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1만7천631명으로 한국영화 관객수 3위인 김성훈 감독의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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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 영화시장 규모는 2조3천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4% 증가했다. 극장 관객수와 입장권 매출액도 2억1천987만명과 1조7천566억원으로 각각 1.3%, 0.8%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GDP(국내총생산)가 3.1%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영화시장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관객수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한국영화 관객수는 2.7% 감소한 1억1천390만명을,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1.9%포인트 감소한 51.8%로 나타났다. 반면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횟수는 4.25회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최근 ‘2017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소수의 콘텐츠·미디어 복합기업 중심으로
2조원대 규모·2억1천987만 역대 최다 관객
韓영화 관객 점유율은 1.9%p 줄어 51.8%

3대멀티플렉스 97% 점유 스크린 쏠림 여전
여성 감독 작품 8%·여성 주연 26%에 그쳐

◆국내 3대 메이저 체인극장 독과점

먼저 눈여겨볼 대목은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체인극장(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시장 점유율이다. 3대 멀티플렉스 체인극장의 상영시장 독과점 상황은 2017년에도 견고하게 유지됐는데, 시장 점유율은 2016년에 이어 97%에 달했다. 증가한 극장(35개 극장 191개 상영관) 중 다수도 이들 멀티플렉스 체인극장(24개 극장 166개 상영관)이었다. 한국영화를 공급하는 투자배급사가 늘어나 투자배급시장 내 경쟁은 심화된 반면, 국내 3대 메이저 체인극장의 독과점 구조가 그대로인 상황은 배급사 대비 극장 우위의 시장구조를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여지가 크다.

스크린 독과점으로 불리는 소수 영화에 대한 상영 쏠림현상도 여전했다. 지난해 일별 상영점유율을 보면 점유율 1위 영화는 평균 31.8%의 상영횟수를 가져 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1위 상영점유율은 대략 30%이고, 2위는 19%, 3위는 13%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말해 전국 극장의 60% 정도가 단 세 편의 영화에 약 3대 2대 1의 비율로 상영횟수가 돌아가고, 나머지 40% 정도가 다른 영화들에 돌아간 것이다.

◆콘텐츠·미디어 복합기업으로 다변화

콘텐츠·미디어 복합기업이 한국 영화산업의 중심으로 뚜렷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는 포인트다. 20여 년 전부터 영화산업과 방송사업 영역을 키워온 CJ그룹은 최근 CJ오쇼핑과 CJ E&M 합병을 통해 한국은 물론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온라인 쇼핑 비즈니스에 영상을 포함시키는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전략을 세웠다. JTBC와 메가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중앙미디어 네트워크’도 메가박스의 투자배급 부문을 성공시키며 콘텐츠·미디어 복합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롯데쇼핑은 롯데시네마를 분리시켜 별도 법인 상장을 계획하고 있고, NEW는 드라마 제작유통에 더해 극장운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작년 한 해 CJ와 중앙미디어, 두 복합기업의 극장부문 회사는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투자배급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CGV 아트하우스는 중저예산 독립예술영화를 중심으로, 메가박스 플러스엠은 중예산 장르영화 중심으로 투자배급을 확대했는데, 그 결과 두 회사의 지난해 배급시장 점유율은 각각 3.1%, 11.5%로 한국영화 배급사 순위 6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 영화시장은 소수의 콘텐츠·미디어 복합기업 중심으로 2조원대 매출, 2억명 극장관객수를 불러 모으는 규모로 모양새를 굳혀가고 있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IPTV와 디지털케이블 TV의 영화매출 증가가 한자릿수로 감소하면서 이제 한국 영화산업이 변화를 기대할 곳은 OTT업계가 유일하다. OTT 영역에서는 현재 포털, 이동통신사, CJ, 넷플릭스 등 여러 종류의 업체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영화 제작비와 추정 수익률

2017년도 제작비 조사 대상작 174편의 순제작비와 마케팅비 총합은 4천582억원(2016년 4천264억원), 편당 평균 총제작비는 26억3천만원(2016년 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상업영화 83편의 추정수익률은 4.7%, 이 가운데 순제작비 30억원 이상 또는 300개 이상 상영관에서 상영된 작품 56편의 추정수익률은 8.2%로 분석됐다. 2012년 한국영화 수익률이 흑자로 돌아선 이후 현재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예산 영화의 2016년 대비 흥행부진으로 수익률이 전년도에 비해 대폭 하락(-17.6%)했다.

반면 순제작비 30억~50억원 규모의 중예산 영화의 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 제작비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들의 상승률이 전체 수익률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2017년 전체 평균 수익률의 하락을 완화시키고 흑자를 유지하는데 어느 정도 일조했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영진위는 2017년 처음으로 성(性)인지 관점의 통계를 집계했다. 이에 따르면 감독, 제작자, 작가, 촬영 감독 등 주요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 비율은 5~20% 정도로 조사됐고, 2017년 상업영화 중 여성 감독 연출 작품은 83편 중 7편(8.4%), 여성 주연 작품은 66편 중 17편(25.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진위는 “폭넓은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려면 문화 콘텐츠에 다양한 동시대 사회의 경험과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원의 분배나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 주연의 영화도 중소 규모부터 대규모의 영화까지 골고루 기획될 필요가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산업의 확장과 지속 가능성에도 이득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용섭기자 hhhhama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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