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려운 지역 경제 보살피는 설 연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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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4   |  발행일 2018-02-14 제31면   |  수정 2018-02-14

15일부터 나흘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설을 앞둔 대구·경북 지역사회는 포항 지진과 4개월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무엇보다 장기간 지속된 저성장의 여파로 바닥 경기가 침체되면서 지역사회 활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걱정이다. 여·야 정치권의 수뇌부가 설 민심 파악과 표심 잡기를 위해 지방과 전통시장을 순회한다고 하지만 이런 침체 분위기 속에서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올인해도 모자랄 판국에 당리당략 추구와 잇속 챙기기에 열중하는 정치인들을 국민이 결코 곱게 봐줄 리가 없다. 이래 저래 서민들로서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삶과 불안한 미래가 원망스러운 상황이다.

실제로 전통시장 등 지역 유통가 상인들의 설 대목 체감도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아주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파로 채소 등 일부 생필품의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도 매출부진의 원인이다. 얼어붙은 지역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조치와 시·도민의 지역을 생각하는 소비 활동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알다시피 지난해 우리나라의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8조7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드 배치 반발에 따라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감한 게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도 한몫 거들었다. 전체 입국자가 전년보다 22.7% 줄어든 반면, 내국인 출국자는 18.4%나 늘었으니 여행수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씀씀이조차 국내서는 조막손인데 외국에서는 큰손이 돼 버리니 문제다.

이번 설 연휴가 길지 않아서 이전처럼 외국행을 택하는 가족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외국 여행도 때로는 필요하겠지만 이번 설 연휴기간에는 가능하면 가까운 국내 명승지를 찾아 가족 간 유대를 다지고 휴식을 취해 보는 게 어떨까. 대구와 경북지역에는 포항·영덕·울진 등 바닷가뿐 아니라 청송·영양·문경·봉화·안동 등 내륙에도 지역마다 가볼 만한 관광자원과 즐길 만한 특산물이 풍부하다. 마침 지금은 동해안 별미 특산물인 대게·홍게가 제철이기도 하다.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이런 시·도민의 배려는 아주 중요하다. 비록 작은 것이라도 지역 사랑 정신이 모이고 확산되면 지역 소비가 늘 것이고, 나아가 지역경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려운 지역 경제를 생각하는 시·도민들이 저마다 가까운 국내에서 지혜로운 소비를 하는 뜻깊은 설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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