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추억여행·AI트레이닝…스마트기기 익숙한 ‘뉴 시니어’ 공략하라

  • 김형엽
  • |
  • 입력 2018-02-08 07:45  |  수정 2018-02-08 09:37  |  발행일 2018-02-08 제19면
■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 급성장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2026년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변화는 정부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시장에서도 큰 관심사다. 서서히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터득해가고 있는 현재 고령층뿐만 아니라, 스마트기기에 익숙하면서도 곧 고령층에 편입하게 될 ‘뉴 시니어’ 계층을 겨냥한 ‘시니어 비즈니스’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10년이내 약 300만명 고령층 신규 진입
일상생활에 필요한 합리적인 소비 지향
건강·요양·여가·식품산업 성장 가능성
섣부른 시장진입보다 중장기 계획 필요


20180208
간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일본 소프트뱅크사에서 만들었다. <소프트뱅크 제공>
20180208
결혼, 졸업 등 가족 행사 녹화를 가상 현실화해 추억을 잃어버리기 쉬운 노인들이 소비하도록 한 VR 서비스. 미국 MIT 대학 스타트업 Rendever에서 만들었다.

◆고령화와 뉴 시니어 등장= 대한민국은 지난해 이미 고령 사회(고령 인구 비율 14%)에 진입했으며, 8년 뒤인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OECD 국가인 독일이 37년, 미국이 21년, 일본이 12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가장 빠른 추세다. 이는 자연스레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와 부양 능력 하향으로 이어진다.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 기준 생산가능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2023년엔 2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이는 소비 중심축 또한 서서히 노년층으로 기울게 됨을 뜻한다.

향후 10년 내 고령인구가 될 ‘뉴 시니어’는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연령층으로, 약 300만명이 신규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들은 전쟁 이후 경제 개발로 경제적 안정화를 달성했고, 부동산과 자산규모가 대한민국 역대 가장 큰 집단으로 분석된다. 이들 뉴 시니어 계층은 스마트기기로 대변되는 4차산업 및 ICT 기술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존 시니어와는 다르다. 스마트폰 사용법쯤은 이미 터득해 능숙히 다룰 줄 안다. 고령화에 따른 부양 수요 증가, 4차산업 기술 발달, 충분한 경제력이 합쳐져 뉴 시니어를 겨냥한 비즈니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친화 시장 규모는 2012년 27조4천억원에서 2020년 72조8천억원으로 약 2.5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0208

◆IT기술이 열어주는 뉴 시니어 라이프

△쾌적한 홈라이프를 위한 IoT 서비스= 뉴 시니어 계층은 건강 수명 증가에 따라 자녀 부양을 기대하기보다는 자립적인 삶을 향유하길 원한다. 이들에 대한 간병·간호·치료 등 고령자 케어 분야에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본인과 가족의 스트레스 및 비용 감소에 기여한다.

이스라엘의 에코케어 테크놀로지스는 시니어 거주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이상 및 응급 상황 발생 시 즉시 통보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일본의 아트 데이터사는 집안에 모션 및 도어, 인체 감지 센서 등을 설치해 안부 확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펀 앤드테라피(Fun&Therapy), 가상현실(VR)= 고령층에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정서적 고립과 외로움 해결이다. 이는 가상현실의 진보가 일정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에선 치매환자들에게 가상 접촉과 의사소통이 심리·정서적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미국 MIT 대학 스타트업 ‘Rendever’는 결혼, 졸업 등 가족 행사 영상을 가상 현실화해 추억을 잃어버리기 쉬운 노인들에게 제공한다. 일본 가상현실 콘텐츠 전문제조사 ‘Mogura사’는 ‘FIRST AIRLINES’라는 해외여행 체험 서비스를 제공해 노인 여가 생활에 기여하고 있다.

△큐어 앤드 트레이닝(Cure and Training), 인공지능(AI)= 인공지능은 고령층 정신·육체적 취약점을 보완하고 돌보는 라이프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치매 완화를 위한 트레이닝 서비스, 이를 기반으로 신체 상태를 분석하는 서비스가 초기 단계로 구현된 상태다. 인공지능 잠재성이 가장 큰 분야는 일상생활 파트너 역할 기술인 VAPA(voice-activated personal assistants)다. 이동이 제한되거나 시력이 나쁜 신체적 약자 및 고령자들을 위해 오락·정보제공·알림·제어 등 복합적인 도우미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제조·의약·소매업 분야를 중심으로 널리 퍼지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고령화 지원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고령층 간병 수요가 급증하면서 2023년 이후엔 간호·승차·보행·운동·교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 접근법

소비 여력이 크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치관을 지닌 ‘뉴 시니어’는 신중한 소비 성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고, 노후 불안을 해소해주는 현실적인 접근과 제안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행동과 니즈를 철저히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 설계가 중요하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까지는 앞으로 7~8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ICT 기업 입장에서는 섣부른 시장 진입보다는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행동 기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설계를 통해 시니어 친화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가야 한다. ‘뉴 시니어’는 모든 생활 필수품을 경험·소유하고 있어 각각의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4차 산업 기반 시니어 비즈니스는 매우 혁신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들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구현이 없다면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