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22억 되는데 돈이 없다? 道의회 인사검증 무시하나”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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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8   |  발행일 2018-02-08 제9면   |  수정 2018-02-08
안종록 경북개발공사 사장 후보
검증위원들 날선 질의·질타 불구
불성실한 답변…검증 한계 노출
“면책특권·조사권 등 제도 보완을”
“재산 22억 되는데 돈이 없다?  道의회 인사검증 무시하나”
7일 열린 경북도의회 인사검증위에서 안종록 경북개발공사 사장 후보자가 선서를 하고 있다. <경북도의회 제공>

경북도 산하 기관장에 대한 두 번째 인사 검증도 기대에 못 미쳤다.

경북도의회는 지난달 31일 김천의료원장에 이어 7일 안종록 경북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인사검증위원회를 열었다. 검증위원들의 날선 질의·질타가 쏟아져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검증위원들의 적극적 질의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면책 특권과 자료 확보는 여전히 한계점을 드러냈다. 또 한 후보자의 불성실한 답변까지 더해져 인사검증의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검증위원회는 해당 상임위원회인 도의회 기획경제위(위원장 도기욱) 소속 의원 9명과 도의회 의장 추천 3명 등 모두 12명이 검증에 나섰다.

위원들은 이날 안 후보자에 대한 낙하산 인사와 도덕성·경영 능력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박성만 도의원(자유한국당·영주)은 “임기를 5개월여 앞둔 도지사의 이번 인사는 보은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면 자신의 코드에 맞는 인사를 하려 할 것인데 그러면 어쩔 것이냐”고 물은 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건설기술인증을 받기 위해 제출한 경력확인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허위로 발급해 적발된 것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도기욱 도의원(자유한국당·예천)은 “과거 도청 직원이 명절 떡값으로 업체에서 기프트 카드를 발급 받아 경찰 수사와 징계를 받았는데 본인도 포함이 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사장이 된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밝힌 뒤 “경력 허위 기재에 대해 인정한다. 죄송하다. 떡값 관련해서도 수사를 받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시인했다.

일부 위원들은 공직자 출신 안 후보자의 20여억원에 달하는 재산 증식 과정과 후보자로서의 안일한 답변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그러나 안 후보자는 “배우자 재산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처럼 도의회가 두 차례 인사검증위원회를 열었지만 후보자 검증엔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일부 의원들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사검증위가 끝난 뒤 김수문 도의원(자유한국당·의성)은 “후보자가 ‘자신은 백도 없고 돈도 없다’고 하는데 누가 봐도 사장에 추천된 것은 인맥관계에 의한 것이 자명한데 ‘백이 없다’ 하고, 또 재산이 22억원이나 되는데 ‘돈이 없다’고 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제대로 밝히기 위해선 국회처럼 면책 특권과 조사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도의회는 8일 안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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