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의 정치풍경] 집 나간 20대는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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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1   |  발행일 2018-02-01 제30면   |  수정 2018-02-01
개인권리 희생 남북단일팀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대응
리버테리어니즘 성향 20대
文 정부 생각 맞추지 않으면
지지율도 돌아오지 않을 것
20180201
20180201
시사만평가

고공행진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보름 만에 10% 이상 떨어졌습니다. 중요한 이유는 열성적 지지층이었던 20대가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현상은 일시적일까요?

어떤 사람의 이념적 포지션을 파악하기 위해선 정치이념과 경제이념의 두 차원이 교차하는 매트릭스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경제 축의 한쪽 끝은 완전한 자유시장경제이고 그 반대편은 사회주의적 평등입니다. 정치 축은 공동체와 전통을 중시하는 쪽을 한편으로 하고 개인과 권리를 존중하는 쪽을 반대편으로 합니다. 이렇게 해서 크게 네 가지의 이념적 유형이 가능한데 공동체와 자유시장을 중시하는 정통 보수주의, 공동체와 평등 지향의 국가사회주의, 개인주의와 평등 지향의 사회민주주의, 자유경쟁과 개인주의를 중시하는 리버테리어니즘이 그것입니다.

20대는 대부분 리버테리어니즘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촛불 시위 때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보수주의에 맞서기 위해 국가사회주의, 사회민주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연대했습니다. 최근 이 연대전선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만들었습니다. 평화라는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 출전 선수 개개인의 권리를 희생시킨 겁니다. 20대가 당연히 반발했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대응 역시 20대를 실망시켰습니다. 암호화폐 투자자의 60%를 차지하는 20대는 정부와 은행만이 화폐의 신용을 담보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역시 공동체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기성세대들과 다른 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청년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20대와 생각을 맞추지 않는다면 그들이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참모들에게 일자리는 민간이 만드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라고 주문했는데 이 생각 자체가 20대의 리버테리어니즘과 배치됩니다.시사만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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