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균 원장의 건강 챙기기] “허리아래·위장관 치료 보약, 식전에 먹는 것이 효과”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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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30 07:54  |  수정 2018-01-30 07:54  |  발행일 2018-01-30 제21면

한약을 먹을 때면 한의사들은 복약지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이다.

숙지황과 하수오가 들어간 약을 먹을 때는 피가 들어간 음식이나 무, 마늘, 파를, 감초가 들어간 약은 돼지고기, 미역, 다시마, 김 등 해산물을 가린다. 반하와 게가 들어간 약은 설탕을, 우슬이 들어간 약은 소고기를, 당귀가 들어간 약은 밀가루음식, 복령이 들어간 약은 신 음식을 가린다. 한약에 따라 음식을 가리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한의학에는 기미론(氣味論)이란 이론이 있다. 이는 한약의 방향성, 차고 더운 성질(즉 氣)과 쓰고 떫고 짜고 맵고 신 맛(味)이 있어 이런 성질에 따라 서로 몸에 작용하는 것이 다르다는 이론이다.

“감기 걸리면 폐에 찬 기운
따뜻한 성질 신온한 약 처방
당귀-녹용, 인삼-쌀 궁합

몸에 음을 보해주는 숙지황
양적인 무 먹으면 효과 없어”


20180130

상한(傷寒)하여 감기에 걸리면 폐가 차가워진 것이니 폐로 들어가는 매운맛과 찬 기운을 흩어버릴 수 있는 따뜻한 약, 즉 신온(辛溫)한 약을 쓴다. 만약 반대로 쓴맛 나고 찬(苦寒) 약을 쓰면 감기는 잘 낫지 않고 더 심해진다. 음식도 본래 기미(氣味)가 있다.

예를 들어 쌀은 그 기가 따뜻하고, 보리는 차다. 돼지고기, 오이는 차고, 소고기, 무는 미온하다. 그래서 몸이 냉한 소음인이 보리나 돼지고기, 오이를 먹으면 더 냉하게 되니 안 좋다고 한다. 만약 속이 차서 인삼과 부자 등을 먹는 사람이 얼음과 성질이 찬 맥주, 오이나 보리를 먹으면 병이 빨리 안 낫게 되는 것이다.

약을 복용할 때 음식을 가려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약에도 궁합이 있기 때문이다. 새우젓에 돼지고기는 유명한 음식궁합 중의 하나다. 당귀와 녹용 역시 유명한 약 궁합 중 하나다. 인삼과 쌀은 유명한 약과 음식 궁합 중 하나다. 반면 잘 안 맞는 궁합도 있다. 숙지황을 먹으면서 무를 먹으면 머리가 희게 된다고 하나 걱정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이 머리가 희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음식금기를 지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게 된다.

한 예를 들어 무의 경우 일단 식물과 동물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동물의 머리는 식물의 뿌리에 해당된다. 동물의 몸통은 식물의 줄기에 해당되며 동물의 팔다리는 식물의 가지에 해당된다.

아기들은 머리가 크고 몸통 팔다리는 작다. 동물은 머리에서부터 자라나기 때문이다. 동물의 머리에 해당되는 곳이 식물에서는 뿌리다. 식물은 뿌리에서부터 자라난다. 사람이 땅속에 머리를 파묻고 물구나무 서기를 한 모습을 생각하면 식물과 동물의 대칭관계가 이해된다. 동물에 있어서 양적인 부분은 머리다. 아기들은 머리가 크고 양적인 기운이 많다. 그래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이렇듯 식물에서 양적인 부위에 해당되는 뿌리가 큰 것이 양적인 식물에 해당되는 것이다. 무는 큰 뿌리다. 무는 양적인 것에 많이 치우쳐진 식물이다. 동물의 큰 바위 얼굴이 사자라면 식물 중 큰 바위 얼굴은 무가 될 것이다.

한약재 중에 숙지황이라는 것이 있다. 음을 보해주는 으뜸가는 약재다. 몸에 음이 모자라면 음을 보해주기 위해서 숙지황을 넣은 탕약을 복용하게 된다. 만약 양적인 무를 먹어버리면 숙지황의 음적인 기운이 무의 양적인 기운과 상충되어 숙지황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탕약 중에는 숙지황이 들어가는 처방이 많다. 그래서 통틀어 탕약을 먹을 때 무를 먹지 말라고 하게 된 것이지 실제로는 숙지황이 없는 탕약을 먹을 때는 무를 먹어도 된다.

무는 소화촉진 효과가 있지만 숙지황은 그것보다는 체내 진액공급효과가 더 있기 때문에 상반되는 작용을 하게 된다. 약의 성향에 따라서 반대되는 음식은 되도록이면 피해야 한다. 대체로 자신이 어떤 체질인데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음식을 평생 먹지 말아야 하나 먹어야 하나 라는 문제를 간간이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기본적인 음식 섭취 방법을 유지하자”라고 할 수 있다. 음식 섭취의 바람직한 방법은 규칙적인 시간에, 식품종류를 고루 선택해,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다.

편식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음식 중에는 따뜻하고 찬 음식이 있지만 고루 먹으면 중화된다. 물론 자신의 신체가 한열 음양의 어느 한 편으로 치우쳐진 질병이 발생한 상태라면 음식과 약을 가려먹는 것이 좋다. 약을 먹고 나타나는 작용의 차이는 주로 개인의 음양한열 균형상태가 어떠냐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식전에 약을 먹는 것은 약이 고농도로 위에 들어가 흡수를 좋게 한다. 특히 허리 아래 하초부위로 들어가는 약이나, 위장관 치료의 목적으로 쓰는 약과 보약은 식전에 먹는 것이 좋다.

식후에 먹으면 음식과 약이 섞여 위장에 대한 자극이 줄어든다. 따라서 자극성이 있는 약과 가슴 위쪽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약은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 또 소식(消食·소화), 건위(健胃)약도 식후에 먹는 것이 제대로 효과가 난다. 식간에 먹는 약은 식전에 먹는 것처럼 약이 충분히 흡수되게 한다. 특히 위장관에 작용하는 약, 중초 쪽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약은 식간에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청산 한의원>

바람직한 음식 섭취 방법

▷규칙적인 시간에 먹기
▷식품 종류 골고루 선택
▷하루 세끼 적당한 양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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