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무술년 지역경제를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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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3   |  발행일 2018-01-23 제31면   |  수정 2018-01-23
[CEO 칼럼] 무술년 지역경제를 이야기하다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의 해가 시작되었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저마다 한 해 계획을 세우고, 더 좋은 1년을 만들어 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곤 한다. 기업을 경영하고 경제단체에 몸담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한 해 지역경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기 시작했고,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지속되면서 관광산업과 중국 수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이 미사일과 핵 위협을 감행하면서 기업들은 경제 이외의 분야에서 파급된 영향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3%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고 하니 우리가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올해 우리 경제는 어떠할까? 대부분의 전문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전망치보다 다소 높은 2% 후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었던 대외변수들의 불확실성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완화되고 있고, 올해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국내경제의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도 지난해 성장률이 하반기 들어 빠르게 개선된 수출과 유통 부문의 매출증가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는 높은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도 지역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 증가, 소비개선 등에 힘입어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대구경북연구원은 얼마 전 대구가 올해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 상공회의소의 작은 소망이 있다면 우리 지역이 성장률 예측치를 뛰어넘어 그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도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한다. 경제는 항상 예상치 못했던 변수에 충격을 받고, 뜻하지 않은 상황이 호재가 되는 등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가 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또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 즉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한·미FTA 재협상,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사드 갈등과 북한 문제, 유가와 환율변동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내적으로는 금리인상의 시기와 폭, 그리고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노동환경과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 여부 등이 지역경제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특히 한·미FTA는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 부품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유가와 환율은 필연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시장 확대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인이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실 예년에는 급작스럽고 통제하기 힘든 대외변수에 지역경제가 힘들었던 적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오히려 국내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은데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마저 어려워지면 지역기업들은 정말 힘든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여기에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심리마저 위축된다면 분명 지역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지역경제는 많은 변수와 마주하고, 또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한 해를 보낼 것이다. 그 과정에서 걱정되는 부분도 많지만 기대감 역시 여전히 높다. 지역으로 이전한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고, 대구권광역철도, 대구산업선철도, 통합공항 이전, 국가산업단지 등 SOC들도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로봇, 첨단의료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들이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강점을 극대화한다면 올해는 분명 새로운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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