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길고양이는 스타…청담이·낙엽이·레오 만나면 너도나도 ‘인증샷’

  • 김형엽,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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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8 08:04  |  수정 2018-01-18 09:43  |  발행일 2018-01-18 제25면
■ 경북대 고양이 돌봄 동아리 ‘크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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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경북대 고양이 돌봄 동아리 ‘크냥이’ 임시 동아리방에서 만난 회원들. 이들은 사람과 고양이의 공존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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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캠퍼스를 오가며 지내고 있는 길고양이 ‘청담이’. 크냥이 동아리 회원들이 이름을 지어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크냥이 제공>

경북대 캠퍼스 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길고양이들에겐 이름이 있다. 캠퍼스 정중앙에 있는 대학원동과 일청담 사이를 오가며 지내는 고등어 무늬 고양이는 ‘청담이’, 향토생활관 일대에 살고 있는 고양이는 ‘낙엽이’, 화학관 일대에 서식하는 까만 턱시도에 하얀 나비 넥타이를 연상케 하는 무늬를 가진 고양이는 ‘레오’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길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준 이들은 경북대 고양이 돌봄 동아리 ‘크냥이’. 지난해 6월 창단한 크냥이는 6개월여 만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대생들은 유명한 길고양이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 페이지 ‘크냥이 잘크냥’에 인증샷을 남기곤 한다.

크냥이는 ‘고양이와 사람의 공존’을 모토로 한다. 안상국씨(25·천문대기학과)는 길고양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다른 대학의 사례에서 영감을 얻어 동아리를 만들었다.

지난 16일 만난 안씨는 “6개월 만에 34명의 회원이 모일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단순히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동아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서 서로를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고 창단 취지를 설명했다.

크냥이란 경북대 영문 이니셜 ‘KNU’를 기호 그대로 읽은 ‘크누’와 고양이를 일컫는 ‘냥이’를 합성한 말이다. 이들의 주요 활동은 오전·오후 2차례 캠퍼스를 돌며 길고양이가 활동하는 거점에 사료를 두고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 이와 함께 자칫 주변이 지저분해져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환경정리도 한다. 방학기간이지만 각자 시간을 할애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분별한 개체수 확대를 막기 위해 ‘TNR’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TNR이란 Trap(포획)·Neuter(중성화)·Return(방사)으로, 고양이를 중성화 수술한 뒤 풀어 놓는 작업이다. 발정기를 겪지 않아 개체 수 조절이 가능하고,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다. 또 공격성도 줄어 영역싸움이 적어진다. 한쪽 귀를 살짝 잘라 표식을 남긴다.

‘고양이와 사람의 공존’ 목적
지난해 6월에 동아리 창단
6개월만에 회원 34명 모여
하루 2회 캠퍼스 돌며 관리
주변 불쾌감 안 주려고 노력

길고양이 체계적 관리하는
다른 대학 사례에서 영감
올해 중앙동아리 가입 목표


안씨는 “고양이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진정한 공존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대구시·북구청 지원으로 길고양이 4마리를 중성화했다. 고양이만 잘사는 게 아니라 고양이로 인해 인간이 불편함을 겪는 사례도 함께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올해 이들의 목표는 학교 지원을 받는 ‘중앙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이다. 동아리방이 없어 한 회원이 살고 있는 원룸을 이용하고 있다. 사료 구입 및 급식소 제작 등 소요되는 비용이 많다. 마스코트 길고양이를 이용해 캐릭터 상품 제작도 기획하고 있다.

이날 만난 크냥이 회원들은 입을 모아 ‘생명 존중’을 외쳤다. 이들은 “고정관념을 버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며 “무분별한 입양·유기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인간과 고양이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 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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