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곳 중 1곳 자본잠식…공기업 해외법인 가치 4년만에 10조 이상 폭락

  • 입력 2018-01-18 07:56  |  수정 2018-01-18 07:56  |  발행일 2018-01-18 제18면
■ CEO스코어 175개 법인 분석
취득가액 늘고 장부가액은 감소
차액 만큼 가치 떨어졌단 의미
한국석유공사 7조2천억원 손실

국내 공기업들의 해외법인 가치가 2012년 이후 4년 만에 10조원 넘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같은 기간 한국석유공사가 무려 7조원대의 손실을 보는 등 이전 정부에서 해외 자원개발에 나섰던 공기업의 손해가 컸으며, 해외법인 5곳 가운데 1 곳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5개 시장·준시장형 공기업 가운데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주요 경영지표를 공개한 15곳의 175개 해외법인을 분석한 결과, 2016년 말 현재 취득가액은 총 28조5천412억원으로, 4년 전보다 5조9천947억원(26.6%) 늘었다.

반면, 장부가액은 4조1천322억원(18.1%) 줄어든 18조6천661억원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

취득가액은 증가했으나 장부가액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로, 사실상 그 격차에 해당하는 10조원의 혈세를 날린 셈이라고 CEO스코어는 지적했다.

같은 기간 이들 해외법인의 매출 총액도 16조7천274억원에서 10조5천212억원으로 37.1%나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368억원에서 2조172억원으로 55배나 폭증했고, 부채 총액도 34조858억원에서 59조2천6억원으로 73.7% 늘었다.

공기업별로는 석유공사의 경우 2016년 해외법인 취득가액이 4년 전보다 1조3천635억원(10.8%) 늘었으나 장부가액은 5조8천676억원(49.5%) 줄어 차액이 7조2천311억원에 달했다.

한국가스공사(-1조7천604억원)와 한국광물자원공사(-1조1천313억원)도 1조원 이상을 날렸으며 △한국동서발전(-1천192억원) △한국남동발전(-828억원) △한국수자원공사(-142억원) △한국남부발전(-131억원) 등도 해외법인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전력공사(2천284억원)와 한국수력원자력(177억원), 한국전력기술(6천600만원) 등 3곳은 같은 기간 해외법인 가치가 올랐다.

특히 조사대상 해외법인 175곳 가운데 무려 35곳(20.0%)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석유공사는 26개 해외법인 중 절반인 13곳이 자본잠식으로 나타나 가장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손실이 컸던 이유는 해외 자산을 매입할 때 경제성 평가를 정확하게 하지 못한 점과 함께 유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공기업이라는 특성 때문에 해외유전을 개발할 때 수익성 외에 석유자급률 확보라는 정책적 이유도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