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방병원의 한의학 바로알기] 파킨슨병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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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6 08:02  |  수정 2018-01-16 08:02  |  발행일 2018-01-16 제22면
운동기능 장애 파킨슨병, 봉독약침·한약 병행치료 효과
뇌 도파민 결핍…40代 환자도 늘어
떨림·경직·서행·자세불안 등 증상
근긴장 증가, 허리·어깨 통증 많아
무기력·우울감도 침치료통해 개선
[대구한방병원의 한의학 바로알기] 파킨슨병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100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질병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프고 거동하기 불편한 것도 괴롭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혼자서 밥을 먹을 수도, 씻을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 자신의 삶은 물론 돌보는 가족의 삶이 함께 무너지게 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더 큰 고통이다. 이렇게 노년기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뇌질환인데, 치매, 뇌졸중과 함께 파킨슨병은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국내 통계보고에 의하면 파킨슨병 환자가 최근 10년 사이 약 2.5배 증가하고, 파킨슨병으로 진료 받은 환자의 수가 최근 5년 사이 40%나 급증했다고 한다. 파킨슨병은 보건복지부에서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희귀하지 않은 질환이 되어버린 것이다.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뇌질환으로,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떨림, 경직, 서행, 자세불안 등의 운동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아직까지도 파킨슨병이 왜 생기는지, 누구는 걸리고 또 누구는 피해갈 수 있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명확한 치료 방법도 알지 못한다.

노화의 일부분으로 생각되지만 40대에서도 발생빈도가 늘고 있어 단순 노화 현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뇌의 가장 깊은 중심에 위치한 중뇌에서 도파민을 만들어내는 흑질(substantia nigra)이 손상되어 도파민 결핍에 의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파킨슨병을 확실히 선별해낼 수 있는 검사법도 없다. 뇌 CT나 MRI는 물론 PET-CT, SPECT를 이용한 도파민 운반체 영상을 활용하는 등 진단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확진은 의사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대학병원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파킨슨병 증세가 나타난 후 병원을 찾기까지 평균 9.4개월이 걸리며, 환자 4명 중 1명은 증상이 발생하고 1년이 지나서 처음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주변에 있는 이들 중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파킨슨병을 의심하고 병원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가만히 있는데 손이 떨린다 △몸이 뻣뻣하고 구부정하다 △평소보다 움직임이 느리고 서툴다 △걸음걸이가 자연스럽지 않고 팔의 움직임이 적다 △앉고 일어설 때 균형 잡기가 힘들고 자주 넘어진다 △얼굴 표정이 없다 △글씨 쓰기가 어렵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표준치료법으로 도파민을 보충하는 레보도파를 사용하게 된다. 이것은 뇌 기저핵의 도파민 활성을 증가시켜 떨림, 경직, 서행 등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하지만 5년 이상 복용하게 되면 절반 정도는 약물 작용시간이 짧아지거나 효능 불규칙 현상, 이상운동증이 발생하기도 하는 한계점이 있다.

실제 임상 경험에 의하면 파킨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은 진행되는 운동 증상이다. 하지만 그 외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합병증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자들은 체위성 저혈압, 변비, 소화불량, 요실금, 빈뇨 등과 같은 자율신경계 이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 치매, 불안, 우울증, 환각, 망상과 같은 정신기능 이상, 허리·어깨 통증, 연하장애, 침흘림, 피로, 무기력 등 비운동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즉 운동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물요법만으로는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이미 다양한 보완적 치료요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침, 봉독약침, 한약인데, 최근 여러 기초연구를 통해 봉독이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임상연구에서도 침과 봉독약침, 한약의 병행치료가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통증은 근긴장 증가에 의해 주로 허리나 어깨 부위에 많은데, 침과 봉독약침이 통증경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불안, 무기력, 우울 등과 같이 환자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정서적 변화는 침과 한약치료로 개선효과가 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료목표는 완치가 아니다. 병의 진행 억제와 증상완화를 통한 삶의 질 개선이다.

즉 가능한 한 오랜 기간 주변의 도움 없이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만약 주변에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이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대개 환자들은 진단과 동시에 파킨슨병의 종말만을 생각하며 은둔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생활관리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질병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방중풍센터 백경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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