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며 쉬며 쇼핑…유통업계 ‘쇼퍼테인먼트’로 승부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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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3  |  수정 2018-01-13 09:35  |  발행일 2018-01-13 제14면
■ 지역 백화점 체험·체류형 매장 확대로 고객 몰이
놀며 쉬며 쇼핑…유통업계 ‘쇼퍼테인먼트’로 승부
대구백화점 본점 10층에 자리한 신개념 멀티 문화공간 ‘컴앤플레이(Come&Play)’에서 어린이 고객들이 VR 체험을 즐기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놀며 쉬며 쇼핑…유통업계 ‘쇼퍼테인먼트’로 승부
대구백화점 본점 1층에 문을 연 ‘놀다가게’는 다양한 캐릭터 상품 판매와 포토존을 구성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놀며 쉬며 쇼핑…유통업계 ‘쇼퍼테인먼트’로 승부
롯데백화점 대구점 7층 엔제리너스는 매장 안에 책을 배치한 ‘북카페’ 형식으로 꾸몄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대구지역 대형 유통업계가 체험·체류형 매장을 대폭 늘리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과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대항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소비자의 마음과 오감을 자극하는 매장을 내세워 오프라인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콘텐츠로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 공연·전시 풍성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옥상 테마파크 ‘주라지’, 트램폴린 파크, 영화관, 대형 서점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건물 최상단부에 들어선 ‘얼라이브 아쿠아리움’은 대구지역에서 유일한 아쿠아리움으로 작년 한 해 100만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온 가족이 함께 뛰놀 수 있는 트램폴린 파크 ‘바운스’도 15만명이 이용하는 등 백화점 고객몰이를 선도했다.


신세계百, 아쿠아리움 작년 100만명 관람
수준 높은 문화공연·전시 매출상승 견인
대구百, 영풍문고·체험 뷰티편집숍 이어
VR·스포츠체험 등 체류형매장 속속 구성
롯데百, 매장 간 경계 최소화 활용도 넓혀
해외 유명 전자제품 등 특화공간 극대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 공연과 전시행사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비롯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감성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연주회, 빈소년합창단과 유니버셜 발레단 공연 등을 선보였다. 또 가장 위대한 여성 예술가로 손꼽히는 조각가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 전시를 지역 최초로 진행하고, 우리 문화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전하는 국가무형문화재 백산 김정옥 선생의 도자전 등 다양한 예술 전시를 접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오픈 1주년을 기념해 피아니스트 김선욱·조성진 리사이틀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펼치며 유럽미술에 영향력을 깊게 행사한 현대미술의 거장 고암 이응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대구신세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힘입어 서울·수도권 이외 지역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던 영업 첫해 매출 6천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등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VR체험·뷰티케어 등 입점

대구백화점은 기존 문화공간인 영풍문고와 체험형 뷰티 편집숍 코스메피아를 비롯해 최근 컴앤플레이·놀다가게 등 고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콘셉트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본점 10층에는 신개념 멀티 문화공간 ‘컴앤플레이(Come&Play)’가 문을 열었다. 컴앤플레이는 미로 탈출, 익스트림 스포츠, 놀이기구 등 다양한 가상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VR체험관을 비롯해 야구 피칭과 타격, 사격, 양궁을 즐길 수 있는 실내체험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VR체험관은 단연 인기다. 연인은 물론 최근 방학을 이용해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방문객들이 VR체험 머신에 올라서서 몸을 비틀고 비명을 지르는 등 생생하고 생동감 있게 체험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11일 본점 1층에 들어선 ‘놀다가게’도 각광받고 있다. 놀다가게는 웹툰을 활용한 캐릭터 상품, 패션잡화, 화장품, 식음료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편의 잡화점’이다. 스타필드 하남점·고양점 등에 입점해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캐릭터존, 키덜트존, 액세서리&패션 잡화존, 리빙(홈데코)존, 뷰티존, 시즌 상품존, 반려동물 상품존, 이벤트존 등의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본점 9층에는 내달 초 전국 고급 뷰티살롱 시장 점유율 1위의 프리미엄 토털 뷰티살롱 ‘라뷰티코아’가 오픈할 예정이다. 라뷰티코아는 헤어와 메이크업, 네일, 웨딩 프로그램 등 토털뷰티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쇼핑센터 등 유통업계 매장 구성 트렌드가 고객의 체류시간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매장의 사각지대나 코너 쪽에 있던 카페·스낵바와 같은 매장이 층별 구분없이 확대되고 심지어 고객 유동성이 좋은 길목에 자리잡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전했다.

◆쇼핑과 체험 동시에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직접 체험하며 소비할 수 있는 ‘쇼퍼테인먼트’ 아이템을 강화하는 추세다.

8층 프리미엄 리빙관은 체험형 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보더리스(borderless) 형으로 매장 간 경계를 최소화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삼성·LG전자의 전자제품을 비롯해 청소기와 세탁기로 유명한 독일의 밀레, 프리미엄 오디오로 유명한 미국의 하만·카돈 등의 브랜드를 입점시켜 고객이 직접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특화 공간을 극대화했다.

가구·침대 전문 편집숍인 ‘베드 스튜디오(Bed Studio)’는 집안 내부를 옮겨놓은 듯한 모델룸을 꾸려 가족을 위한 편안한 휴식 공간 및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또 아이템별 비교 구매가 가능한 소형 주방가전 편집숍을 구성해 고객의 쇼핑 편의를 극대화시켰다.

6층 ‘큐리오시티 오브 레노마’ 매장에서는 남성 의류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피규어·드론 등 다양한 아이템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남성들이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템을 함께 구비해 백화점 매장에서 체류하는 시간을 늘릴 뿐만 아니라 단순한 구매 이상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제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7층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북카페 형식으로 꾸며 체험형 쇼핑 공간을 확충했다. 고객들이 쉴 수 있는 휴게 공간과 독서라는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일반 카페와는 다른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6층 골프 전문관에는 골프 시타실이 마련돼 있다. 고가의 골프 용품을 구매하기 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쇼핑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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