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의 茶茶益善] 송이와 태평후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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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12   |  발행일 2018-01-12 제41면   |  수정 2018-01-12
발효 송이 3조각과 태평후괴 2g을 함께 우려 마시면 머리가 개운하고 까맣게 잊었던 기억 되살아나
[오영환의 茶茶益善] 송이와 태평후괴
[오영환의 茶茶益善] 송이와 태평후괴
송이버섯(위)과 태평후괴.

‘태평후괴’는 안후이성 황산시에서 생산되는 홍청(烘靑) 녹차 중 하나. 찻잎을 살청한 후 건조기를 이용하거나 숯불을 쬐어 건조시켜 만든 차를 말한다. 제다방법이 독특하다. 찻잎을 비비는 유념 작업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포성이 다른 녹차보다 더 좋다. 언뜻 감태정과 같다. 세눈 홍청은 어린싹으로 만든 것으로 가늘고 여린 싹과 잎만을 선별, 정교하게 만든다. 줄기가 튼실하며 아주 가늘고 구불구불한데 하얀 솜털이 드러나 있으며 푸른 색깔에 향기가 높고 맛은 깔끔하다.

태평후괴의 ‘후괴’는 최상품이란 뜻이며 다음으로는 괴첨(魁尖), 공첨(貢尖) 등 여러 등급으로 나뉜다. 후괴를 우리면 향은 진하고 맛은 달다. 탕색이 맑고 투명하며 녹색을 띠고 있어 후운(喉韻)이 좋다. 차의 이름을 명명할 때는 찻잎의 품질이나 특징으로 하기도 하고 봉황단총처럼 차나무의 품종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이름난 산이나 호수, 역사적인 유래, 계절과 절기, 길상적인 동물로 명명한 것들도 있다. 태평후괴는 길상적인 동물로 명명한 것이다.

태평후괴는 긴 유리잔에 차를 넣고 물을 부으면 차가 해조류처럼 흔들린다. 세로로 길게 물결치는 모양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취록색(翠綠色)은 비취색으로 고급 녹차의 색깔을 묘사하는 것이다. 색택(色澤·윤기나는 기운)에는 눈록, 심록, 창록, 묵록, 녹윤, 기상 등이 있다. 후괴는 창록 계열로 짙은 녹색 혹은 청록색의 색택을 갖고 있다.

[오영환의 茶茶益善] 송이와 태평후괴

송이버섯은 자연산밖에 없다. 그래서 귀하다. 사찰에서는 송이를 채취하면 약재로 사용한다. 통째로 건조하여 환자에게 달여 먹인다. 송이는 항암과 면역력 증가 효능이 있어 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노약자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기억력을 높여 치매를 예방한다.

송이 채취는 9월경부터 하며 습도가 있는 소나무 근처 그늘 있는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송이를 발효시켜서 사용하면 맛은 좀 떨어지지만 효능은 훨씬 높아진다. 송이가 준비되면 대나무 침으로 송이를 졸졸 째서 바람 드는 그늘에서 80% 건조한다. 면보에 싸서 전기매트나 온돌을 50~60℃ 유지하면서 발효시킨다. 하루 한 번씩 열어서 환기하여 덮어주면서 살핀다. 발효의 정도를 너무 깊게 하지 않고 황갈색이 되면 완전 건조에 들어간 것이고, 건조 후 열흘 뒤에 마무리 건조를 하면 된다. 생송이를 썰어서 건조한 것과 비교가 안 된다. 발효된 송이는 본향과 달리 농후하면서 농열하다. 내포성이 있으면서 구수하고 여운도 길다.

발효 송이 세 조각과 태평후괴 2g을 유리 다관에 넣는다. 우려낸 찻물은 호박색과 같다. 그 색은 아주 선명한 홍색에 금빛이 짙은 홍암색이다. 연둣빛 품은 금빛 향기와 감칠맛으로 머리가 개운하고 총명해져 까맣게 잊었던 기억 하나가 선명하게 되살아날 것이다.

푸른차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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