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밝고 친화력 강해…반려동물·정서안정 도우미로 제격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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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06 07:14  |  수정 2018-01-06 07:56  |  발행일 2018-01-06 제5면
황금 개띠해 전국으로 달려가는 동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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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 경주손씨 대종가인 서백당(書百堂) 앞에 경주개 ‘동경이’가 늠름하게 앉아 있다. <경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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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역사유적지구내 국보 제31호 첨성대 앞에 경주개 ‘동경이’가 서 있다. <경주시 제공>

황금 개띠 해인 무술년(戊戌年)의 붉은 해가 솟았다. 개띠 해인 무술년 정초에 한국의 토종개인 경주개 ‘동경이(東京狗·천연기념물 540호)’를 만났다. 동경이는 천연기념물인 진돗개(53호), 삽살개(368호)와 같이 우리 민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토종개다.

인명구조·화재방재·매개치료 맹활약
보존협회, 보건소·요양병원에 제공
노약자 기억력 높이고 정서안정 기여
경주시는 캐릭터 등 문화콘텐츠 활용
6억5천만원 들여 지역 특화사업 추진


◆민족 품성 닮은 동경이 특징

경주개 ‘동경이’는 우리나라 진돗개·삽살개 등 토종개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가장 많은 역사적 자료를 갖고 있다. 경주개 ‘동경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에 전한다.

삼국사기 제28 백제본기에 “의자왕 20년에 들사슴 모양의 개가 사비성에 나타나 우니 백제 왕궁에 있는 모든 개가 울었다.…그후 백제가 망했다”고 전해진다.

경주개 ‘동경이’의 이름은 동경잡기에 “신라시대 때 국도는 북쪽이 허하여 여자들이 머리를 틀어 올렸고, 이를 북계라 하고, 이곳의 개는 당연히 꼬리가 짧았다. 세인들은 이 개를 동경구라 하였고, 모두가 북이 허한 탓이다”라고 기록됐다.

동경이는 외형적으로 꼬리가 없는 무미(無尾), 꼬리가 짧은 단미(短尾) 형태이며, 모습은 진돗개와 비슷하지만 유전형질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품종이다. 북방견에 속하며 크기는 진돗개보다 작고 귀는 쫑긋한 선귀다. 털색은 백구·황구·흑구와 호랑이 무늬인 호구가 있다.

품성은 사람에게 매우 친화적이며 사람을 공격하거나 위협적으로 짖지 않고 사람을 물지 않는다. 머리는 명석해 훈련습득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현재 인명구조견·동물매개치료견·화재 방재견으로 활용되고 있다.

◆동경이 아시아 토종견 공인

최석규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 사업단장은 2005년 동경이에 대한 역사성 연구와 개체 수집 결과를 바탕으로 동경이보전연구소를 설립해 성기창·이은우·박순태 교수와 동경이 혈통고정화 연구를 시작했다.

경주지역(감포읍, 양북면, 산내면)에서 동경이를 키우던 농가에서 개를 기증했고, 경주시 축산과에서 동경이를 수집하여 제공했다. 당시 모두 78마리로 기원에 대한 역사적 고증, 혈통 고정화 사업, 품종표준, 해부학적 방사선 촬영 등을 실시했다. 이어 제1회 경주시민의 날(2008년 6월8일)에 역사적 고증에 의한 경주개 ‘동경이’를 경주시민에게 최초로 공개했다. 최 교수 등은 2009년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를 설립하고 같은 해 제1회 한국 경주개 동경이 품평회를 열었다. 또 2010년 한국견 공인 인증에 이어 2011년 아시아 토종견으로 공인받았다.

문화재청은 2012년 11월 꼬리가 짧거나 아예 없는 경주 토종개인 ‘동경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동경이가 동경잡기(東京雜記)나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등의 옛 문헌을 통해 경주에서 널리 사육되던 개로 알려졌고, 신라고분에서 토우로 발굴되는 등 그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동경이는 짧은 꼬리인 단미 혹은 꼬리가 없는 무미라는 특징이 문헌 기록에 등장하는 내용과 일치하고, 유전자 분석 결과 한국 토종개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경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자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는 양동마을에 이어 2013년 건천읍 용명리 탑골마을을 동경이 마을로 지정했다. 또 같은해 대한민국 국견대회·대한민국천연기념물 학술대회를 열고 2015년 동물매개치료단인 ‘경주개 동경이 스포츠 시범단’을 창단했다.

◆동경이 문화콘텐츠 등 발굴

경주개 ‘동경이’가 노약자 정서 안정을 위한 치료 도우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경이는 꼬리가 짧거나 없으며 성격이 밝고 친화력이 강해 반려동물로 적합하다.

보존협회 내 경주개동경이사업단은 동물을 이용한 매개치료를 위해 2016년 2월 경주시보건소·시립 노인전문요양병원과 협약을 맺고 동경이를 노약자 정서 치료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후 동물매개 치료사가 병원의 노약자들이 강아지 이름을 부르며 기억력을 높이고, 이들이 독(dog) 스포츠 쇼를 보고 즐기며 자연스럽게 정서치료를 받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주시는 매달 정기적으로 동경이를 활용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경주가 동물매개 치료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주개 동경이를 이용한 문화콘텐츠 발굴도 이루어지고 있다. 경주개 동경이 마을 만들기 사업은 경주개 동경이의 명견화 사업을 지역공동체의 문화사업으로 승화시켜 마을공동체의 자부심을 높이는 한편 수익 증대와 마을의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는 2013년 건천읍 용명리 탑골마을을 동경이 마을로 지정했다. 동경이 마을은 동경이를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등 문화콘텐츠 발굴, 동경이 혈통시스템 구축 등 명견화, 동경이 사육자들의 자발적인 참여 유도를 위한 지역공동체 운영, 사육시설 현대화와 사양관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주시도 경주개 동경이의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만화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소호 창업을 지역 특화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시는 올해에도 동경이 견사 제작비 5억3천만원, 동경이 개체 실사업비 1억2천만원 등 6억5천만원을 투입한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 경주개동경이

▶천연기념물 지정 : 2012년 11월 ▶소재지 : 경주 충효동 ▶크기: 44∼50㎝, 14∼18㎏ ▶특징 : 꼬리가 없거나 짧다. 진돗개보다 작고 귀는 쫑긋한 선귀 ▶털색 : 백구, 황구, 흑구, 호구 ▶성격 : 사람에게 친화적이며 명석해 훈련습득 능력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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