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의 茶茶益善] 치자와 첫물 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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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29   |  발행일 2017-12-29 제41면   |  수정 2017-12-29
스트레스로 인한 안면홍조 땐 잘게 부순 치자 2개를 끓인 물에 첫물녹차 2g을 넣어 우려 마시면 좋아
[오영환의 茶茶益善] 치자와 첫물 녹차
치자
[오영환의 茶茶益善] 치자와 첫물 녹차

치자나무는 상록수로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5~6월에 흰꽃이 도톰하게 피는데 향이 그윽하면서 맑고도 깊다. 겹꽃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홑꽃이 열매를 맺어 9~10월에 발갛게 익는다.

치자는 예로부터 우리 생활에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되었다. 음식을 만들 때 치자를 풀어 전을 부치기도 했다. 한복을 지어 입던 시절에는 염색재료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치자는 심장에 좋은 약재. 화병을 다스려 주었다. 된장국에 넣어 먹거나 단무지를 만들어 먹는 데도 활용된다.

치자로 발효액도 만들었다. 작은 항아리 밑에 대나무잎을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없앤 다음 한겹 깔아준다.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조청 1ℓ와 잘 건조한 치자 30개를 잘라서 넣는다. 중간 크기의 배 3개를 채 썰어서 넣어주고 단풍나무 시럽 3ℓ를 부어준다. 1개월이 지나면 치자와 배를 건져내고 3일에 한 번씩 잘 저어준다. 한 달이 지나면 일주일에 한 번씩 저으면서 뻑뻑하게 잘 발효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충분히 발효되고 나면 숙성시켜 저온 보관해서 차를 마실 때 한 방울씩 넣어 마신다.

첫물 녹차는 그 해에 차밭에서 첫 순을 딴 잎으로 만든 차를 말한다. 우전차는 말 그대로 곡우 전날까지 딴 새순이파리로 만든 차다. 곡우차는 곡우에 어린찻잎을 따서 만든 차다. 우리나라 녹차의 구별 방법은 시기로 되어 있다. 우전차·곡우차·첫물차는 우리나라 녹차에서 최고 등급에 속한다. 아직 더 세분화된 품질 구별법은 연구 중에 있다. 소비자나 차를 즐기는 차인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전문적인 품질 등급 구별법이 하루빨리 표준화되기를 기대한다.

치자 2개를 자잘하게 부수어 주전자에 넣어 끓인 물에 첫물녹차 2g을 넣어 우려서 마셔보자. 스트레스로 인하여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을 때 좋다. 열기를 내려주고 마음을 평온하게 쓰다듬어 준다. 어느새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깊은 산중에서 만난 대금 가락에 올라탄 심정이랄까. 푸른차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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