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임신부 산전 기형아 검사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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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2 08:04  |  수정 2017-12-12 08:04  |  발행일 2017-12-12 제20면
“다운증후군 선별검사, 나이 상관없이 모든 임신부에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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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엄마의 몸 안에 있어 안전하다. 하지만 의사는 태아를 직접 확인할 수 없으니 건강상태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임신부들은 태아의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산전 진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산전 진단은 태아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 염색체 이상, 유전적 이상 등을 밝히는 분야로 임신 유지를 결정하고 태아에 대한 검사 및 치료, 분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다운증후군은 신생아 700~1천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염색체 이상으로 산전 선별검사의 정확도를 비교하는 데 기준이 된다.


쌍둥이 임신인 경우 다운증후군 위험 증가
31∼33세 이상 임신부 양수천자 검사 권유
임신 중기 태아 기형성별 초음파검사 중요
모체 혈액 속 태아 DNA 검출법 최근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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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병원 산부인과 구유진 교수

나이가 많은 임신부는 태아의 유전적·선천적 질환의 위험이 높다. 20세 임신부의 다운증후군 위험도는 1천명당 1명꼴인 데 비해 30세가 되면 그 위험도는 1.7배, 35세에는 4.2배, 40세에는 15배 증가한다. 또 쌍둥이 임신인 경우 태아가 한 명 있을 때보다 다운증후군 위험이 증가하므로 31~33세 이상의 쌍둥이 임신부는 다른 검사결과가 정상이어도 양수천자와 같은 침습적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이전에 염색체 이상 태아를 임신했던 경우, 임신부 또는 그 배우자가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태아이상의 고위험군에 속한다. 늦은 결혼으로 인한 임신부 고령화와 난임치료 증가에 의한 쌍둥이 임신 등으로 인해 태아의 유전적 질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저출산 경향으로 인해 대부분 한두 자녀만을 출산하고 있으므로 태아 이상을 더욱 조기에, 정확하게 발견하려는 데 관심이 높다.

다운증후군 선별검사는 산모의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임신부에게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임신 11~14주에 초음파를 통해 태아 목덜미투명대라고 하는 부위의 두께를 측정하고, 임신 초기 및 중기에 임신부 혈액검사로 혈청 표지인자를 검사하며, 임신 중기에 초음파선별검사를 시행한다.

과거에는 임신 중기에 2~3가지 혈청 표지인자만을 검사하는 이중 또는 삼중 표지인자검사를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임신 초기에 초음파검사 및 혈액검사, 중기에 혈액검사를 모두 시행해 그 결과를 합산하여 다운증후군 위험도를 예측하는 통합검사를 가장 흔히 시행하고 있다. 이 검사는 다운증후군 발견율을 94~96%로 향상시켰고 단 5%의 위양성률을 보이는 등 가장 효과적인 선별검사로 인정받고 있다.

임신 중기(18~22주)에 시행하는 태아 기형 선별 초음파검사는 임신부 진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임신 초기에도 주요 태아 기형을 진단하기도 하지만 진단적 정확도는 임신 중기에 비해 낮은데 임신 중기에는 태아가 비교적 크고 발육이 많이 되어 태아 기형을 발견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초음파 해상도가 좋아져 과거보다 임신 초기 초음파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흔히 ‘정밀초음파’라고 부르는 것은 임신 중기 초음파선별검사이며 여기에 이상이 발견되면 기형확인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태아 기형 위험인자가 없는 일반 임신부라도 모두 임신 중기 초음파선별검사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2016년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임신 중기 초음파선별검사를 모든 임신부에게 시행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대부분의 태아 기형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태아 기형의 약 90%가 저위험 일반산모에서 발생하며,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산모를 대상으로 초음파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흔하다.

초음파검사의 정확도는 초음파 기계 및 시행자, 기형의 종류 등에 따라 매우 달라서 13~82%로 알려져 있고 평균적으로는 약 40%의 민감도를 보인다. 따라서 산모와 보호자는 검사 결과를 듣기 전에 초음파검사의 이러한 한계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혈액검사 또는 초음파검사를 통한 선별검사에 이상이 있는 경우 양수천자 등의 침습적 검사로 태아 염색체 검사 및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운증후군 산전 선별검사에 이상이 있더라도 그 중 약 6%만 실제 다운증후군이 진단되고, 양수천자술로 인한 태아 사망이 300~500건당 1회 발생하므로 침습적 검사를 꺼려 하는 임부가 많다.

따라서 모체 혈액 속에 있는 태아 DNA를 검출해 태아 염색체 이상을 발견하는 방법인 세포유리태아DNA검사법이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검사는 임신 10주 이후 언제라도 시행할 수 있고, 다운증후군에 대해 99.4% 검출률, 0.6% 위양성률을 보이는 우수한 검사다.

2012년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는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부, 혈액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산모, 염색체 수적 이상 태아를 임신했던 고위험 임신부에게 이 검사를 제공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정확한 검사는 아니므로 이 검사 결과만으로 임신종결을 결정해서는 안되고 검사결과에 이상이 있다면 양수천자와 같은 진단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태아 이상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고자 새로운 검사법 개발 및 초음파 술기의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발전을 바탕으로 태아 이상의 치료법이나 출산 후 처치에 관한 내용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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