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일 2차 전지 분리막 전문기업…매출액 1년 사이 2배 껑충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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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2 07:54  |  수정 2017-12-12 07:54  |  발행일 2017-12-12 제17면
■ 대구 달서구 ‘명성 T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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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서구에 위치한 명성TNS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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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TNS 직원이 생산설비를 둘러보며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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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TNS에서 생산하고 있는 2차전지 분리막 생산설비의 풀라인 모습. 4종류의 기기를 연결한 설비는 길이만 100m가 넘는다. <명성TN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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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2차전지는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배터리가 아니라 충전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가 미래자동차로 부상하면서 전기차의 성능도 2차전지에 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2차전지의 수요가 늘면서 지역의 관련 업체도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로에 위치한 명성TNS<주>(대표 권태욱·이용진)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2001년 설립돼 올해 사명도 명성기계에서 명성TNS(Technology and Seperator)로 바꾸고 눈부신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얇고 강한 분리막 생산 주력

명성TNS의 주력 제품은 2차전지 분리막 생산 설비다.

2차전지 분리막 생산설비는 압출기, MDO, TDO, 추출기 등 크게 4가지 기기로 이루어진다.

해당 기기들을 연결하면 원재료를 섞고 압출해 앞뒤, 양옆으로 늘려 얇은 분리막을 만들어낸다. 명성TNS의 분리막 생산설비의 풀라인은 100m가 넘으며, 낱개의 기기로도 생산이 가능하다. 이 설비를 생산하고 있는 대기업의 경우 낱개로는 판매하지 않아 명성TNS을 찾는 업체가 특히 많다.


2차전지 수요확대로 빠른 성장
대기업틈새시장 공략 명성 쌓아

코팅기 함께 제조해 경쟁력 확보
대구TP 블루칩스 100 1위 차지

최근 초고압살균기 개발에 주력
에너지기업 성장이 장기적 목표
성장 비결은 ‘꾸준한 기술투자’
내년 1월까지 상장 마무리 계획



2차전지 분리막은 이온전지가 해당 분리막을 통과해 충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 분리막에 형성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을 통해 이온전지들이 이동하는 것이다. 구멍의 크기는 너무 커서도, 너무 작아서도 안된다. 너무 크면 이온전지의 이동이 너무 활발해 폭발이 일어날 수 있고, 작으면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구멍의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분리막의 두께도 얇게 만드는 것이 명성TNS의 기술력이다. 이호철 연구소장 겸 이사는 “요즘엔 7~9㎛ 두께로 아주 얇게 만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분리막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파손의 위험성에 노출되기 때문에 내구성을 키우기 위해 명성TNS는 코팅기도 생산 중에 있다. 생산설비와 코팅기를 함께 제조하는 업체는 많지 않아 명성TNS의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명성TNS가 코팅기 제조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섬유기계업체에서 출발한 이력 덕분이다. 명성기계는 섬유기계업체로 창업해 2차전지 분리막 제조기계로 과감하게 넘어왔다. 섬유기계와 코팅기의 방식에서 유사함을 찾았던 것이다. 분리막을 양옆으로 늘리는 기기인 TDO의 열풍기술도 섬유기계의 건조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근엔 미국의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 분리막의 양면을 동시에 코팅하는 기술력을 개발 중에 있다. 과거엔 한 쪽면만 코팅하거나 한 쪽면을 코팅한 후 뒤이어 다른 면을 코팅했다. 해당 기술이 완성되면 제조시간은 줄어들고 내구성이 더욱 강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술투자로 매출 신장 박차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를 비롯한 2차전지 시장은 향후 5년간은 흔들림없이 각광받을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2차전지의 수요가 늘면서 명성TNS의 매출도 최근 3년간 놀라울 정도로 늘어났다.

지난달 28일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는 최근 3년간 높은 매출액 성장률(CAGR)을 보이는 대구지역 제조업 관련 기업의 성장세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2017년 대구TP 블루칩스 100’을 선정했다. 명성TNS는 이 블루칩스 100에서 1위 자리를 2년 연속 차지했다.

명성TNS의 최근 3년(2014~2016년)간 CAGR는 116%다. 2016년 기준 연매출은 260억원이다. 이 중 80%는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올 9월까지 매출은 460억원을 기록해 1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가파른 성장세에 명성TNS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진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성장률의 비결을 묻자 권태욱 대표는 기술 투자를 꼽았다. 선진국의 기술을 배워오고 이를 응용해 명성TNS만의 노하우로 축적해오고 있다는 것.

권 대표는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은 국내에서 명성TNS가 유일하다”며 “우선 기술에 투자했고 시기를 잘 만나 매출신장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에 투자하는 명성TNS는 각종 정부 과제를 받아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명성TNS는 정부과제로 분리막을 잡아주는 클립을 개발했다. 한 기기에 2천여개의 클립이 사용돼 비용만해도 6억원에 육박한다. 2년여의 개발기간을 통해 생산 가격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이용진 대표는 “균일한 분리막을 만드는 것은 단순해 보여도 기술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초고압살균기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시장이 조금이라도 형성될 것 같으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시도하는 중”이라며 “미리 미래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명성TNS의 성장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명성TNS는 2차전지 분리막 설비 생산을 토대로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진공단열재와 같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설비 등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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