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에도 바람이 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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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1   |  발행일 2017-12-11 제30면   |  수정 2017-12-11
[기고] 대구에도 바람이 붑니다
강민구 (대구 수성구의원)

대구가 변하고 있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김부겸 후보가 민주당이란 타이틀로 31년만에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1명만 뽑는 소선거구제로는 45년만이라니 실로 대단한 새 정치역사다. 지난해는 촛불 민심이 전국적으로 불타올랐고, 대구에서도 하루 최대 5만명이 군집할 정도로 변화의 열망이 강하게 일었다. 또 올해 5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대구에선 역대 대통령 선거 최고의 21.8%를 득표했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득표율은 대구에서 김대중 12.5%, 노무현 18.7%였다.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 지방의원 146명 중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15명이 당선되었다. 이전에 4명밖에 없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민주당 지방의원들은 대부분 선출직을 차지하는 상대 당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살고 발로 뛰는 길밖에 없다고 의견을 통일했다. 연구모임인 ‘대구민주자치연구회 파랑새’를 결성하고 격월제로 모여 토론하고 지방의회의 정보를 공유했다. 각자 소속된 자치구의회의 개선할 점 또는 지원할 점 등도 교환했다.

임기 시작 후 동네에 열심히 다니던 2년이 지났을 쯤 특정정당 당원인 주민이 내게 한 말이 있다. “민주당 사람들이라고 하면 머리에 뿔난 사람처럼 이상한 사람이고 생각이 정말 다른 줄 알았다. 그런데 당신 보니 우리랑 너무 똑같다는데 놀란다”고 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경로당의 할머니께서도 “대통령이 아직까지는 잘하네”란 말을 한다. 미묘한 여운이 숨겨져 있지만, 그게 어딘가.

대구 사람들은 특정정당을 열렬히 지지했다. 또 역대 대통령 10명 중 5명이나 대구 출신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5명이나 배출한 지역이라고 받은 혜택은 눈에 띄는 것이 없다. 2015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인 자영업자수’가 14.9%로 서울과 6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 이는 1인 창업열풍 때문이 아니라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비자발적 ‘나 홀로 사장’이란 게 문제다. 그리고 국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기초생활수급자수’의 비율도 3.8%로 광주 다음으로 끝에서 둘째다.

대구는 지금 변변한 산업이 없어 경제적인 공황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걸 타파하고 1970년대처럼 명실상부한 전국 3대도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마음을 열고 개방된 사고의 대구로 바뀌어야 한다. 또 이제 이곳에서 민주당하는 사람들도 새롭게 맘을 가다듬고 주민에게 다가서야 한다.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없다”란 말은 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심을 얻는다는 것은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다가서야 한다. 자주 만나고 소통하면 닫힌 문은 열린다. 한 번의 문은 열렸으니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노크해서 문을 활짝 열자. 그래서 시민의 닫힌 빗장을 풀자. 분명한 점은 지금 대구에서도 기분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강민구 (대구 수성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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