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쿠아리스트 하루는 “24시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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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7   |  발행일 2017-12-07 제27면   |  수정 2017-12-07
[기고] 아쿠아리스트 하루는 “24시간 긴장”

얼라이브 아쿠아리움 대구에는 아쿠아리스트(Aquarist)라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중생물 전문가’ 또는 ‘아쿠아리움 관리자’라고도 불리는 이들 아쿠아리스트는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해양 생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최대한 자연 상태와 가까운 물속의 환경을 조성하고, 수질 관리·여과 장치 조작 및 관리·해양생물의 먹이를 준비하며 건강을 살피고 질병을 치료하는 일을 합니다.

또 아쿠아리움을 방문하는 고객의 즐거움을 위해 쉽게 만나기 힘든 희귀한 생물을 전시하고, 함께 교감할 수 있는 각종 수중 이벤트를 기획·진행하는 것도 우리의 일입니다.

그럼 아쿠아리스트는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요. 아쿠아리스트는 물고기와 어울려 지내는 인어 같은 직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쿠아리스트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지난밤에 별일이 없었는지 수중생물들의 ‘안녕’을 확인하는 것이 업무의 첫 시작입니다. 얼라이브 아쿠아리움의 다양한 해양생물들은 저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지만, 수조 안에선 항상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일, 수조 내부의 세력 다툼 등도 빈번히 일어납니다. 때문에 아쿠아리스트는 생물들의 건강 상태와 24시간 수조를 유지하는 장비의 이상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해양생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생물의 건강 상태에 따라 먹이를 손질하고 공급하는 순간에도 혹시 못 먹는 개체가 있지 않은지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또 대형 수조들은 다이빙 장비를 이용해 직접 생물들에게 먹이를 공급하면서 섭이량을 파악합니다. 한순간 방심해 생물에게 물리게 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안전에 주의하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전시생물의 번식과 종 보존, 수급, 수질·질병관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아쿠아리움에서 일하는 것은 상당히 고되지만 힘든 만큼 보람도 큽니다.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여 해양생물의 건강 상태가 좋아질 때, 해양생물이 친구처럼 다가올 때, 또 아픈 생물들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 다시 건강을 회복할 때 등 아름다운 생명과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이처럼 아쿠아리움에는 다양한 해양생물을 비롯해 물고기 한 마리 한 마리를 정성스럽게 관리하는 아쿠아리스트들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고놈 참 맛있겠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약속해요.

이상문 <얼라이브 아쿠아리움 대구 선임 아쿠아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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