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생협…조손·소년소녀가장 등에 ‘사랑의 태양초 고추장’전해

  • 조경희시민
  • |
  • 입력 2017-12-06   |  발행일 2017-12-06 제14면   |  수정 2017-12-06
대구 참누리 아이쿱 소비자생협
북구 동천점서 나눔 행사 가져
더불어 사는 생협…조손·소년소녀가장 등에 ‘사랑의 태양초 고추장’전해
대구 참누리 아이쿱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조합원과 직원들이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고추장을 정성 들여 담그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구 참누리 아이쿱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사장 김태은) 자연드림 북구 동천점. 김태은 이사장은 일찌감치 태양초 고추 50여 근을 구입해 직접 말리고 빻아 놓았다. 사흘 전엔 이웃 어르신에게 조언을 구해 유기농 찹쌀·엿기름·조청으로 전통 방식의 고추장을 담글 준비까지 마치고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시간이 되자 생협 조합원을 비롯해 직원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약속이나 한 듯 들어오는 족족 큰 나무주걱으로 고추장을 섞기 시작했다. 50여 근의 고춧가루로 고추장을 담그는 과정은 보기에도 힘들어 보였다. 성인 남자 다섯 명이 두 시간 이상을 저었다. 대형 나무주걱이 부러지기도 하고 겨울임에도 땀이 절로 났다. 동참한 대구 북구의회 이영재 의원은 “연습이 안 돼 어렵긴 하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니까 기분이 좋다”며 2시간 이상 고추장을 섞으면서도 힘든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고추장은 1㎏씩 150여 통으로 나누어 담았다. 조손가정·소년소녀가장·매달 반찬 나눔하는 가정 등 60여 가구에 전했다. 김 이사장은 “작년에는 물품만 전달하니까 마음이 덜 가는 것 같았다. 누군가를 도울 때는 마음을 담아서 도와야 한다. 그래서 올해는 이렇게 미리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한편 생협 산하 판매장인 자연드림은 최근 마을축제를 열어 기금을 모았다. 생협 아이쿱 동아리들이 힘을 합쳐 쿠키·비누·화초·면생리대·깍두기 등을 직접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했다. 조합원은 물론 자원해서 재능이나 물품 기부를 한 이웃 덕분에 120여만원의 기금을 모을 수 있었다. 고추장은 이 돈으로 담그게 됐다.

글·사진= 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