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2017] 청송의 혼, 樓亭<21·끝> 한동수 청송군수 “청송의 자연을 품은 누정, 지질공원 연계 향토문화관광 활성화”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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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6   |  발행일 2017-12-06 제13면   |  수정 2021-06-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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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가 지난 6월부터 연재한 ‘청송의 魂(혼) 樓亭(누정)’ 시리즈는 청송에 산재한 누정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그 속에 깃든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청송의 魂(혼) 樓亭(누정)’ 시리즈의 주요 지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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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청송군수가 지난달 27일 가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송지역 누정의 보존 및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영남일보와 청송군이 청송지역 누정을 재조명하기 위해 공동 기획한 ‘청송의 魂(혼) 樓亭(누정)’ 시리즈가 막을 내린다. 이번 시리즈는 지난 6월21일 1편을 시작으로 청송에 자리한 누정들을 20회에 걸쳐 집중 조명했다. 영남일보는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한동수 청송군수를 지난달 27일 인터뷰했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청송지역 누정의 현황과 향후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청송군의 전반적인 문화관광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청송군 8개 읍면 70여곳에 자리
지자체 보존·관리만으론 한계
문중·개인 지원 함께 이뤄져야

‘유네스코 등재’ 브랜드 적극 활용
세계지질공원 탐방안내소 등 건립
자연·지질, 전통·문화 어우러진
볼거리 풍성한 관광자원 발굴 주력



▶올해 영남일보에 연재한 이번 시리즈를 간략하게 평가한다면….

“이번 시리즈는 청송의 누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청송의 혼, 누정’의 연재를 통해 청송군 8개 읍·면에 산재한 76개소의 누정이 소개됐기 때문이다.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눈여겨 살핀 덕분에 마치 책상에 앉아 지역의 누정들을 둘러본 느낌이었다. 소개된 누정 중에는 미처 가보지 못한 곳도 있고, 이름을 처음 듣는 곳도 있어 흥미로웠다. 누정에 담긴 역사·문화적 가치도 살필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었다. 특히 각 누정의 현판에 담긴 뜻을 되새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소나무와 벗한다는 ‘우송당(友松堂)’이나, 국화를 좋아한다는 뜻의 ‘애국정(愛菊亭)’ 등의 현판은 청송의 자연을 그대로 담은 듯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청송의 누정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었던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청송의 누정은 청송의 역사와 혼을 오롯이 담고 있는 차별화된 자산이다. 특히 역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향후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에도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누정을 활용한 청송군의 계획은 무엇인가?

“누정이 청송만의 문화유산은 아니다. 하지만 청송 누정의 최대 장점은 절경 위에 건립되었다는 점이다. 청송읍에 위치한 망미정과 우송당에서부터 마지막에 소개된 벽절정까지 누정이 위치한 장소 자체가 아름답다. 역사·문화사적 의미가 담긴 누정이 절경과 어우러짐으로 인해 그 가치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함께하는 누정이야말로 힐링과 교육이 함께하는 친환경 문화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청송군은 누정 등 문화재 활용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2014년부터 생생문화재사업과 향교 및 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누정 활용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도 확대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누정을 대상으로 콘서트와 바둑대회 등을 열고, 주민과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계기도 제공했다. 연재에 소개된 누정들은 관련 문중과 협의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장 취재 결과 잘 정비된 누정도 있지만 접근조차 힘들거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누정도 상당수 있었다. 누정의 관광자원화에 앞서 보존과 관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한 청송군의 계획이 있다면.

“이번 연재는 청송 각지에 숨어있는 누정을 찾아내는 계기가 됐다. 다행히 누정이 문화재로 지정됐거나, 각 문중에서 꾸준히 관리해 정비가 잘된 곳이 많았다. 반면 외곽에 위치한 데다 관리인조차 없는 누정의 상태는 아쉬웠다. 이는 지역 문화유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이다. 하지만 향토문화유산의 경우 지자체 차원의 지원에만 의존할 수 없다. 각 누정의 소유자와 문중의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청송군은 이번 연재를 기회로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유한 문중과 개인들에게 그 관리와 정비를 독려할 것이다. 청송군 또한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누정의 보수 및 유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소중한 향토문화유산인 누정이 문화재로 지정받아 보수와 관리를 국가와 도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길도 찾아보겠다.”

▶청송군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세계지질공원과 관련된 다양한 후속사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국내에서는 청송과 제주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지만 세계지질공원에 대한 국민 인식은 여전히 저조하다. 하지만 청송의 접근성과 단체관광 수용능력이 개선되면서 청송을 찾는 이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청송을 지나는 당진~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청송임업인연수원, 대명리조트청송, 청송민예촌 등 대규모 숙박시설도 갖춰졌기 때문이다. 청송군은 ‘유네스코’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청송을 알릴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홍보행사와 지질공원해설사 탐방프로그램 운영 등 지질공원 홍보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보전하고 교육 및 관광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원개발과 같은 일회성 경제 발전을 배척하고 교육관광 등 보전과 활용이 조화된 지속적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지질공원의 목표다. 국가 예산 확보를 통해 명품 지질공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 계획도 추진 중에 있다. 우선 세계지질공원 탐방안내소를 건립해 지질공원의 홍보와 교육을 강화할 것이다. 아울러 안덕면 신성리 공룡발자국 화석지, 경북도 유일무이 관광콘텐츠로 선정된 고와리 백석탄 계곡, 부남면 구천리 병풍바위 지질명소 등에 주차장, 학습장, 야영장, 직거래장터 등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공원화사업도 계획 중에 있다.”

▶지질공원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누정도 상당수다. 관광은 연계가 될 때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질공원과 누정을 연계할 방안은 무엇인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청송은 세계지질공원이 소재한 지역이다. 그만큼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명소가 곳곳에 많이 산재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누정은 산세가 뛰어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누정과 지질공원은 무관할 수 없다. 청송의 대표적인 정자인 방호정 역시 지질명소인 방호정 감입곡류천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청송군 일원에는 지질공원과 연계된 지질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각 특색을 지닌 여행코스 등을 청송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홈페이지(http://csgeop.cs.go.kr)를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공룡시대 명동과 감입곡류천’ ‘선비의 얼과 문화를 찾아서’ 코스 등은 지질공원과 누정이 함께 어우러진 대표적 여행코스다. 자연과 지질,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져 관광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곳이 청송이다. 청송의 생태자연명소와 문화역사명소가 연계된 관광자원 활성화에 힘쓰겠다.”

▶청송군의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과 향후 활성화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청송에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주왕산과 계절마다 다른 자태를 뽐내는 주산지가 있다. 또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절골계곡, 한여름에도 한기가 서려 있는 얼음골 계곡, 피서지로 많이 찾는 신성계곡 등의 자연자원과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송소고택을 비롯해 청송꽃돌, 청송백자 전수장, 청송옹기, 청송한지 등 다양한 문화관광자원이 있다. 또한 청송사과와 달기·신촌의 탄산약수 등이 유명하며, 주왕산 수달래축제, 청송도깨비 사과축제, 청송문화제 등 문화행사와 청송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대회 및 전국선수권대회, 전국산악자전거 대회, 전국산악마라톤 대회 등 산악스포츠행사 또한 청송에서 열리고 있다. 청송은 이러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자연과 지질 및 전통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으며 국제슬로시티의 재인증도 완료했다. 미래 관광은 자연관광, 테마관광, 감성체험중심의 관광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청송군은 농촌체험교실, 장난끼공화국과 같은 농촌 및 예술체험 프로그램, 천연염색의 전시와 체험, 생태공원, 산악레포츠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관광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3선 청송군수로 내년 6월이면 임기를 마친다. 세계지질공원 등재 등 그동안 청송군의 변화와 발전을 꾀하는 수많은 공로도 있었다. 청송군수로서 지난 임기를 자평해 달라.

“2만6천명의 인구 중 고령인구가 33%가 넘는 청송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브랜드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10년 동안 청송사과 브랜드화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 국제슬로시티 인증,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개최 등 국제적 브랜드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청송사과는 대한민국대표브랜드 사과부문 5년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청송을 체험휴양형 관광도시로 만드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청송의 경우 주왕산 등 뛰어난 자연자원에 비해 문화인프라가 열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송이 보유한 문화 및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객주문학관, 객주문학마을, 청량대운도전시관, 청송백자전시관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섰다. 관광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마이스(MICE)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로 지역 의료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11년부터 안동시의 2차병원인 성소병원에 진료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진료위탁 계약 체결로 지역 주민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품질 향상 및 타지역 진료에 따른 시간·경제적 손실이 크게 줄었다. 또한 대도시 학생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청송군 인재양성원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잘사는 청송을 만들기 위해 올 한 해를 달려왔다. 남은 임기 동안 지금껏 추진해 온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

▶질문 외에 하고 싶은 말은.

“향토문화유산을 소유한 문중과 지역주민들의 도움 없이는 누정 등 지역 문화유산의 보호가 불가능하다. 누정 주변의 잡초 제거나 창호와 마루를 닦는 일도 문화재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청송군 역시 이번 연재를 계기로 지역문화재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 지역의 소중하고 중요한 문화유산이 더 이상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공무원과 주민 모두가 조금씩 노력했으면 한다.”

대담=최종철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정리=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청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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