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의 즐거운 글쓰기] 가장 고귀한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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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4 08:03  |  수정 2017-12-04 08:03  |  발행일 2017-12-04 제18면
[박미영의 즐거운 글쓰기] 가장 고귀한 질병

‘당신은 애서광(愛書狂)인가? ( ) 안에 당신의 경험을 O, X로 표시하시오.

1. 책을 빌리고 돌려주지 않은 적이 있다. ( ) … 2. 서점 주인에게 외상을 달라고 떼를 써본 적이 있다. ( )

3. 다 읽지 못할 것을 예감하면서도 사는 책이 있다. ( ) 4. 매일 서점을 들러야 직성이 풀린다(인터넷 서점도 포함). ( )

5. 단골 헌책방이 있다. ( ) 6. 여행을 가면 반드시 그곳에서 가장 큰 서점을 둘러본다. ( )

7. 여행을 가면 현지 사람에게 헌책방이 어디 있는지 반드시 물어본다. ( ) 8. 초판본을 보면 마음이 설렌다. ( )

9. 자신의 책에 소유주를 밝히는 나만의 표식을 한다. ( ) 10. 내용은 별로지만, 책 자체가 아름다우면 마음이 동한다. ( )

11. 도서관을 좋아하지만, 직접 소유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 ) 12. 새로운 판본이 나오면 반드시 집의 것과 비교해 본다. ( )

13. 새 책방보다 헌 책방에 더 관심이 많다. ( )

14. 정가보다 비싸게 주고 산 책이 있다. ( )

15. 어떤 형태로든 책이 변형될 짓을 하지 않는다. ( ) 16. 책에 낙서를 하지 못한다(예를 들면 친구의 전화번호도 적지 못한다). ( )

17. 쌀이 떨어져도 사야 할 책은 꼭 산다. ( ) 18. 용도가 따로 있는 돈을 책 사는 데 쓴 적이 있다. ( )

19. 서평을 꼼꼼히 훑어보며, 매주 구입 목록을 쓴다. ( ) 20. 어떤 책을 달라고 소유주에게 떼를 쓴 적이 있다. ( )

21. 우울할 때 책을 쓰다듬거나 책등의 제목만 읽어도 즐거워진다. ( ) 22. 책을 절대 빌려 읽지 못한다(도서관 제외). ( )

23. 아주 정기적으로 꿈속에서 책을 찾아다닌다. ( ) 24. 생수는 2리터짜리 한 병도 무겁지만, 책은 아무리 많아도 무겁지 않다. ( )

25. 전철이든 어디서든 다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은 반드시 제목을 봐야 한다. ( ) 26. 잡지의 기획물들을 찢거나 편집해서 나만의 책을 만든다. ( )

27. 책에는 내용과 다른 추억의 가치가 따로 있다고 인정하는 편이다. ( ) …

이상에서 O가 많으면 많을수록 당신은 애서광에 가깝다.’ (-장정일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책에 미친 바보’ ‘젠틀 매드니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스승으로 모신 알렉산더대왕도 독서광·애서광이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가 60개나 되었는데 그중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책이 많았다고 합니다. 디오게네스의 햇볕을 황급하게 돌려준 알렉산더대왕의 모습이 언뜻 눈앞을 스치는 듯합니다.

<시인·작가콜로퀴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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