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동화책을”…7년 이어온 0교시 책읽어주기

  • 글·사진=진정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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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9   |  발행일 2017-11-29 제13면   |  수정 2017-11-29
수성초 학부모 책사랑 동아리
매주 학년별로 요일 정해 낭독
“아이들에게 동화책을”…7년 이어온 0교시 책읽어주기
지난 22일 대구 수성초등 햇살교실에서 이 학교 6학년 송지윤양의 어머니 오윤정씨가 ‘901호 띵똥 아저씨’ 동화책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수성초등 4학년 홍준오군(10)은 익숙한 듯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 학교로 향했다. 벌써 9개월째 매주 수요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홍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교실로 향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햇살교실의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그곳에는 이미 10여명의 학부모가 모여 각자 한 권씩 펼쳐든 동화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수성초등의 ‘수성별 책사랑 학부모 동아리’(이하 책사랑) 회원들이다.

2010년 5월 결성된 이 모임은 학년별로 요일을 정해 0교시 15~20분 동화책 한 권씩을 읽어주는 활동을 7년 이상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있다. 이날은 6학년 송지윤양의 어머니 오윤정씨가 ‘901호 띵똥 아저씨’를 발표하는 날. 층간소음 배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내용을 직접 시연하고, 동화책을 잡고 읽는 방법 등에 대한 노하우를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스터디를 통해 회원들로부터 검증받은 책들만이 읽힐 수 있다.

올해로 6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여은진씨(6학년 임승민·4학년 승훈군 어머니)는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동아리에 들어왔다”며 “처음에는 아이들이 교실에 엄마가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신기해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책 내용에 대해서도 많은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영씨(4학년 임예주·2학년 예지 어머니)도 “이곳에 와서 생각의 확장이 많이 이루어졌다”며 “좋은 책도 접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소중한 경험”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순이씨(6학년 김현준 어머니)는 “내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 어느덧 모든 아이를 위한 일이 됐다. 동화책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서도 알게 됐으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주 정해진 요일에 스터디 활동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남다른 열의와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이 동아리는 2015년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우리마을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교육기부 유공자 감사패’를 받은 것을 비롯해 ‘학부모 참여교육 우수상’ ‘가족관계회복 교육 우수 교육감 표창장’ 등을 수상하면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태호 수성초등 교장은 “여러 학교를 다녀봤지만, 그 어떤 동아리보다 차별화되고 알찬 동아리다. 회원들이 늘 고민하고 발전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야말로 우리 학교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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