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氣흐름 총괄…머리카락 너무 길면 폐 기능 약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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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8 07:48  |  수정 2017-11-28 07:48  |  발행일 2017-11-28 제21면
[대구 한의사회 한의학 바로알기] ■ 폐의 기능과 관리법
체온조절과 밀접한 관계…몸 따뜻하게 유지하는 게 폐 건강 첫걸음
기능 좋으면 피부 곱고 다리 움직임 활발, 나빠지면 우울증 오기 쉬워
밤·더덕·오미자 기력 보충 도움…활동 과해 발병땐 홍삼 섭취 주의
“몸속 氣흐름 총괄…머리카락 너무 길면 폐 기능 약해져”

한의학에도 내과 이론이 있다. 장상론(臟象論)이 그것인데, 오장육부에 대한 생리 병리적 이론이다. 오장(五臟)에는 간, 심장, 비장, 폐, 신장(콩팥)의 다섯 가지가 있고 육부(六腑)에는 담(쓸개), 소장, 위, 대장, 방광의 흔히 알려진 다섯 장기와 삼초(三焦-흉강과 복강)라는 특수 장기를 포함해 여섯 가지가 있다.

한의학은 예방의학을 중시하고 있는데 오장육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므로 이 오장육부의 기능을 잘 이해하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다.

심장이나 간장, 폐 같은 오장은 그 내부를 완전히 비우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반면 쓸개, 대소장 등 육부는 오히려 그 내부가 꽉 찬 상태가 되면 생명에 지장을 준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기운을 한의학에서는 기(氣)라고 부르는데, 이 기를 총괄하는 기능을 폐가 담당하고 있다. 산소(공기)도 흐르는 기운이므로 이를 호흡하는 것은 폐가 담당하는 기능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폐는 호흡으로 산소를 흡입해서 혈액을 통해 인체 곳곳에 영양분과 같이 공급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폐에 병이 들면 형한지냉(形寒肢冷)의 병증이 나타나는데 형한지냉은 추위를 잘 타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이므로, 몸을 따뜻하게 해 체온을 잘 유지해 주는 것은 폐 건강을 위한 첫 걸음이 된다.

폐는 체온유지에 실패했을 때 그 기능이 병적인 상태가 되며, 폐가 병이 들면 신체는 체온유지에 실패해 차가워지거나 오히려 떨어진 체온을 끌어올리기 위해 발열의 증상을 나타낸다.

찬 기운에 상해 열이 날 때는 몸을 따뜻하게 해서 땀을 내면 열이 내린다. 고열이 오래 지속되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어려울 때에도 몸을 지나치게 차게 하면 오히려 열이 더 날 수 있으므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면서 따뜻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거나 따뜻한 물로 몸을 마사지해 체온을 조금씩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폐는 기운을 움직여 몸의 곳곳에 영양분과 체온을 전달한다고 했는데 이 기능은 폐의 선발(宣發)과 숙강(肅降) 작용이다.

선발작용은 혈액이나 땀, 임파선 순환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온 몸에 골고루 펴주는 작용을 말하며, 숙강작용은 인체의 상부에 있는 폐에서 인체의 하부에 있는 다리, 발, 발가락 끝까지 산소와 영양분을 골고루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이 작용에 의해서 폐는 피부와 모발의 기능과 골반과 다리 근육과 관절 골수의 기능까지도 주관하게 된다.

폐의 기능이 좋으면 피부와 모발이 아름다워 미인이 되고, 다리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부지런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모발이 아름다운 것이 지나쳐 모발이 너무 길면 폐 기능을 상하게 되고, 오래 서 있거나 걷거나 뛰는 등 다리의 활동이 지나쳐도 역시 폐가 병들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8세까지를 소아로 보는데, 소아과의 호흡기질병 관리의 첫 단계가 ‘누워 안정해 다리 기능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성인에게도 해당된다.

그러므로 천식이나 감기, 기침,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이나 탈모, 피부 질환으로 오래 고생할 때는, 모발이 너무 길지 않게 관리해 주고 서 있거나 걷고 뛰는 활동을 적절한 선에서 자제해야 병증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폐는 감정적으로 우울함과 슬픔을 주관한다. 우울하고 슬픈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폐 기능을 상하게 되며, 폐 기능이 상해도 우울증이 오기 쉽다. 우울한 감정은 햇볕과도 연관이 있으므로 폐 기능이 떨어지면 햇볕을 더 자주 쬐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때에 잘 먹고 휴식하고 잠을 자는 것은 폐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 앉아 있거나 누워서 먹고 공부만 하거나 컴퓨터만 쳐다보면 오히려 폐를 게으르게 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먹거나 쉬거나 잠을 자는 것에 비해 활동, 노동, 운동량이 과다하면 폐의 수명이 단축되니 역시 유의해야 한다.

폐 기능을 보충하는 음식이나 약재는 밤과 더덕, 오미자이고, 폐 기능을 소통시키는 음식이나 약재는 도라지와 은행이다.

기침으로 오래 고생을 할 때 어떤 경우는 밤이나 더덕으로 증상이 나아질 수 있지만, 어떤 때는 밤이나 더덕을 먹으면 더 심해지고 도라지와 은행을 먹어야 한다. 따라서 해당 증상이 있을 때는 5일 정도 위의 약재들을 먹어보고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요즘 홍삼이 면역기능에 좋다고 해 호흡기 질환에 자주 복용하는 경향이 있다. 홍삼은 위장 기능이 저하되어 영양 부족으로 호흡기 질환이 발병했을 때는 도움이 되지만, 활동량이 과해서 발병했을 때는 오히려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으니 복용시 한의사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수정한의원 김은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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