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계절을 갈아입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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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8 07:46  |  수정 2017-11-28 07:46  |  발행일 2017-11-28 제19면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는 하루 동안 주기적 변화를 의미하는 ‘서캐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을 연구해 인간 생체시계의 비밀을 밝혀낸 제프리 C. 홀 교수, 마이클 로스바시 교수와 마이클 영 교수 3명에게 돌아갔다.

뇌의 시상하부는 호르몬 분비, 수면, 체온, 신진대사 등 인간의 생체시계로서 생리작용 전반을 통제하고 있다. 물론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지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 이 시계의 주기도 달라진다. 우리 몸 안에서 24시간보다 긴 생체 리듬도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뇌연구원의 뇌세상] 계절을 갈아입는…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고 밤이 길어지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잠이 오게 하는 밤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멜라토닌이 여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분비된다. 반대로, 심리적 안정과 엔도르핀의 생성을 촉진하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일조량이 적은 가을에 합성이 줄어 우울한 기분이 들게 한다.

남성들을 대상으로 ‘어느 계절에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가’에 대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을이 44.7%로 1위, 다음이 겨울 40.8%, 여름 7.9%, 봄 6.6% 순이었다. 이는 일조량이 줄면 항우울 효과가 있는 뇌의 갑상선호르몬과 비타민D의 분비는 줄고, 기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과 가바(GABA) 등 뇌신경전달물질의 분비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중 비타민D 분비의 감소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줄여 남성들의 활동력을 감소시키고 외로움과 쓸쓸함을 더 크게 느끼게 한다.

이 같은 가을이 되면 우울증이 시작돼 겨울에 악화되는 계절성 정서장애 또는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달리 봄이 되면 정상적인 기분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가을을 지나 겨울인 지금, 이 쓸쓸한 기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뻔한 소리지만 잘 먹고 잘 자야 한다. 그리고 운동이 어렵다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걷기를 추천한다. 햇볕을 많이 쬘수록 비타민D가 많이 생성되며,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 같은 광선요법(Light Theraphy)은 고위도에 위치한 북유럽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겨지는 우울증 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또한 밤의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빛에 약하므로 잠들기 전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의 사용을 줄이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된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모든 생물은 24시간, 365일이라는 지구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면, 생체시계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잘 지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챙기길 바란다.<설민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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