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포항 중간지점서 중대형 지진 추가 발생 가능성 높다”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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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8  |  수정 2017-11-28 07:39  |  발행일 2017-11-28 제5면
■ 홍태경 연세대 교수 경고
“작년 경주지진으로 응력쌓여
두지역 응력분포 상당히 복잡”
“경주∼포항 중간지점서 중대형 지진 추가 발생 가능성 높다”

포항지진의 원인과 해법을 찾기 위해 열린 학술대회에서 경주와 포항 사이 지점에서 새로운 지진 발생 가능성을 제기해(영남일보 11월25일자 1·3면 보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사진>가 27일 “응력이 축적되면서 또다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지진 발생 시점은 내일이 될 수도 있고, 수년 후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수년이 지나고 나서 괜찮다면 응력이 풀린 것으로, 지진 가능성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 차례의 지진이 경주 내남면과 포항 흥해읍에서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홍 교수가 표현한 중간 지점은 경주 강동면과 천북면 일대다.

홍 교수는 2011년 일본 대지진 직후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각이 움직이면서 내부에 쌓여 있던 응력이 방출돼 한반도에서도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문을 내놓은 적 있다. 그의 예측은 최근 발생한 포항지진으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고 지진 전문가인 홍 교수의 주장을 들어봤다.

▶포항지진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나.

“동일본 지진의 여파다.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와 1천200㎞가량 떨어져 있지만, 그 지진으로 한반도가 일본 방향으로 약 2~5㎝ 이동했다. 또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의 지진파 속도가 약 3% 늦어졌는데, 이는 한반도 지각 강도가 떨어져 지진이 활성화한다는 뜻이다. 대지진 후 지진이 별로 발생하지 않던 울산 앞바다에서 연쇄 지진이 일어나고, 중대형 지진과 군집형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대지진의 여파는 6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4년 후나 돼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4일 열린 ‘포항지진 긴급포럼’에서 포항~경주 사이에 새로운 지진 가능성을 예측했다. 그 근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포항지역은 지난해 경주지진으로 인해 응력(Stress)이 쌓인 곳이다. 포항지진으로 경주와 포항 일대 응력 분포가 상당히 복잡해졌다. 응력은 외력이 가해졌을 때 내부에서 발생하는 저항력을 말하는 것으로 쌓인 응력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면 폭발하게 되는데 이때 지진이 발생한다. 이 지역 활성단층에 기존의 누적된 응력과 더불어 두 차례 지진으로 응력이 추가되면서 경주·포항의 중간 지점에 중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포항지진은 얕은 곳(지표면에서 3~7㎞)에서 발생한 만큼 추가 지진 역시 얕은 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동해상의 지진도 가능성이 있다.”

▶다음 지진 발생 시점은.

“발생 시기는 내일이 될 수도 있고, 수년 후가 될 수도 있다. 뭐 10년 그렇게 가지는 않는다. 수년 후에도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응력이 풀려 지진 가능성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아직 과학자들이 잘 모르는 한국 단층에 대한 꾸준하고 면밀한 조사만이 지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충분한 인프라가 있으면 어쩌면 모두 해결이 가능하다. 지진 피해 가능성이 높은 해역단층이나 숨은 단층 등 지속적인 지진 관련 연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지진 발생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연구성과를 공개하고 지원체계도 일원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일례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 연구성과의 경우 기상청의 승인을 받은 후 외부에 공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지진 관련 연구성과를 기상청이 독점할 수 있어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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