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국민 과메기 사먹기 운동이라도… 이재민 이주할 집 빨리 마련하겠다”

포항 지진 피해 현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중기 청와대 선임행정관(오른쪽 둘째) 등과 함께 24일 포항여고를 둘러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포항지진’ 피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진으로 피해를 본 포항 주민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이들의 고충을 듣고 피해복구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점검하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진 영향으로 포항경제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것과 관련, 포항 죽도시장에서 “전국민 포항 과메기 사먹기 운동이라도 (해야겠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항여고서 수험생들 만나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포항에 도착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강덕 포항시장 등과 함께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며 시민들을 만났다. 가장 먼저 찾은 포항여고에서 지진을 겪은 학생들을 위로하고, 전날 수능을 치른 3학년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능연기와 관련해 “처음에는 정부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학생들 안전과 공정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재건축 절차 간소화 주문

문 대통령은 이어 지진피해로 붕괴 우려가 제기돼 일부 동의 철거가 결정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한 때문에 주민 자의로 재건축하는 것과 안전에 문제가 생겨 안전대책으로 재건축하는 건 다를 것”이라며 절차 간소화를 언급했다. 피해를 입은 한 주민은 “다른 집은 세간이라도 빼온다고 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여름옷을 입고 나와서 이 옷차림밖에 없다. 비참한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가 가재도구 피해도 지원을 검토해보겠다며 피해주민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아파트를 돌아보다 복구작업을 하던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와 마주쳐 격려하고, 신속기동부대장에겐 “장병들 안전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흥해체육관서 이재민과 대화

문 대통령은 이어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이재민 대피소로 사용 중인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으로 이동해 주민들과 함께 이강덕 포항시장으로부터 상황브리핑을 청취했다. 주민들은 “피해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해 달라” “(원래 집) 입주 때까지만이라도 정부에서 보조해 달라”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실현해 달라” “발전소 때문에 문제가 많다면 당장 폐쇄해 달라”는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에게 “안전진단을 해서 계속 거주하기 힘든 건축물은 하루빨리 철거하고 이주할 집을 빨리 마련해 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액상화 문제가 얼마나 위험성 있는 것인지 잘 살펴보고, 지열발전소가 지진에 미치는 영향도 중앙정부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교·공단 등 다중이용시설 안전점검 후 내진체계 보강 △재해 발생 이후 뿐만 아니라 재해 예방에도 특별교부금을 쓸 수 있게 하는 법·제도 개정 △단층지대 조사 등을 향후 추진 업무로 제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체육관에서 나와 바깥의 ‘밥차’에서 직접 식판에 배식을 받고, 체육관 자원봉사자들과 비닐 천막 안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이재민에 이불선물·과메기 구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재민들이 입주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 휴먼시아 아파트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입주민에게 따뜻하게 겨울을 나길 바라는 뜻에서 이불세트 등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지진 이후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포항의 특산물인 과메기 16상자를 사기도 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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