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진 덮친 포항, 경제적 타격까지 감내해야 하나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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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1   |  발행일 2017-11-21 제31면   |  수정 2017-11-21

지난 15일 포항을 덮친 규모 5.4 강진의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해 9월 경주 강진 이후 관광객이 뚝 끊겼던 지진 후유증이 포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19일 죽도시장은 일요일인 데도 외지 손님을 찾기 힘든 한산한 분위기였다. “장사한 지 50년이 됐지만 주말 손님이 이렇게 없기는 처음”이라는 한 상인의 하소연이 가슴을 친다.

포항크루즈와 영일대해수욕장 등 지역 명소에도 관광객이 급감했다. 동빈내항과 송도 바다를 운항하는 포항크루즈는 15일 이후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고 매출이 반토막났다. 진앙과 18㎞ 이상 떨어진 호미곶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숙박업계 역시 연말연시 예약된 객실과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포항 강진으로 주택·공장·공공시설물 파괴에 따른 직접 피해 규모가 59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경기마저 가라앉는 이중 피해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포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복구 부담액 일부를 국가에서 추가로 지원하며, 피해지역 주민은 전기·통신·도시가스·지역난방요금·건강보험료 등을 감면받게 된다. 하지만 관광업계나 시장의 매출 감소에 대한 보전책은 없다.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업주들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처지다.

포항엔 15일 강진 후 여진이 58회나 이어지고 있고 그중 규모 3.0 이상만 6차례에 이른다. 20일 오전 6시5분엔 규모 3.6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주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진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액상화가 일어나면 지반이 약해져 건물 붕괴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지진 관측 이후 국내 최초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행정안전부 활성단층 조사팀과 기상청은 포항지역의 지하 단면을 조사하는 등 액상화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때아닌 강진과 잇따르는 여진, 액상화 현상과 시설물 파손에 따른 피해, 여기에다 경제적 타격까지 떠안아야 한다니 포항 주민에겐 너무 가혹한 시련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론 포항 주민을 위무하고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경제적 손해가 불가피한 관광업계와 시장 상인들에 대해 세금 감면을 포함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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