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갑상선암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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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1 08:04  |  수정 2017-11-21 08:04  |  발행일 2017-11-21 제20면
갑상선암, 대부분 큰 증상 없다가 점차 부기·통증·호흡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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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암’의 악명과는 달리 ‘착한 암’이라는 친근이다. 더 나아가 ‘진단 및 치료를 받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오판을 부를 수 있는 ‘과잉진료’ 논란이다.


국내 갑상선암 환자 10명중 9명은‘갑상선 유두암’
조기발견후 치료시 생존율 높고 재발 빈도도 낮아
다른 장기로 전이됐거나 1㎝ 이상일 땐 수술 원칙
남성은 상당히 진행된후 주로 발견 정기검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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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병원 송인욱 진료부장

하지만 라파엘병원 송인욱 진료부장은 “조기 발견 후 잘 치료하고 관리하면 착한 암이지만 무시하다간 생명을 빼앗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2014년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갑상선암 환자 수는 3만806명으로 매년 1위를 기록했지만 과잉 진단 논란으로 갑상선암 진단율과 수술 건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인구 10만명당 100.67명이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지만 2015년에는 인구 10만명당 54.22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갑상선암은 목 한가운데서 앞으로 튀어나온 갑상연골의 아래쪽 기도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에 생긴 암이다.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점차 쉰 목소리, 부기, 통증,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고 목에 혹이 만져지는 게 특징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방사선 다량 노출, 유전적 요인, 비만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국내 갑상선암 환자 10명 중 9명은 갑상선 유두암에 해당한다. 볼록볼록하게 암세포가 배열된 모습이 마치 젖꼭지 또는 커피콩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두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유두암은 예후가 좋고 진행속도가 느린 편으로 적절한 시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생존율이 높다. 수술 후에도 병기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지만, 10~20%의 낮은 빈도에서 재발한다. 그러나 이런 환자의 2~5%는 암세포가 처음 발생한 곳에서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멀리 떨어진 다른 장기에서 나타나는 원격 전이를 보이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매우 높다. 하지만 전이가 일어나면 생존율은 크게 낮아진다. 원격 전이가 있을 때 5년 생존율은 59.2%고, 10년 생존율은 39.9%까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갑상선암의 수술 여부는 어떻게 구분할까.

갑상선암의 경우, 때로는 크기보다는 어느 위치에서 생겼는지가 더 중요하다. 통상 임파선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됐거나, 크기가 1㎝ 이상이면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또 식도, 기도, 경동맥 등의 혈관과 인접한 곳에 발생했다면 작더라도 수술하는 것을 권하게 된다.

반면 갑상선암이 주변 조직과 떨어져 있고, 크기가 작다면 환자의 선호도가 수술 여부 결정에 크게 작용한다. 제한된 경우의 환자에서, 만약 수술을 원하지 않는다면 6개월에 한 번씩 초음파 검사를 통해 추적관찰을 하게 된다.

특히 남성이 갑상선암에 걸렸을 경우 여성보다 더 위험하다. 바로 남성의 신체적 특성 때문이다. 여성은 갑상선이 목 위쪽에 돌출되어 있어 발견이 쉽다. 하지만 남성은 쇄골 뒤쪽에 숨어 있어 한참 커진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남성들은 악성종양이 만져지거나 쉰 목소리 등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별도의 갑상선 검사를 받지 않아, 갑상선암이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송 진료부장은 “갑상선 결절이 생기는 경우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지만, 결절이 생겼을 때 암일 확률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다. 문제는 남성 갑상선암은 상대적으로 많이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다”며 “남성들도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고 의심되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적극적이고 주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암 수술이 결정됐다면 갑상선 절제술 후 재발 위험에 따라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눠 방사성 요오드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로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갑상선 조직이나 갑상선암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재발 위험을 낮춘다. 이후에는 혈액 검사로 갑상선암 중요 암 표지자인 ‘티로글로불린’이라고 하는 수치를 보는데 이 지표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갑상선암 수술이 끝났다고 모든 것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갑상선 전절제술을 받았다면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방사성 요오드 치료(일부 추적검사 시 혹은 핵의학과 전신스캔 추적검사 시) 때는 호르몬제를 중단해야만 한다. 문제는 갑상선 호르몬제를 중단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에서 피로가 심해진다. 이때는 기초대사율이 떨어져 몸이 쉽게 붓고, 추위 손발저림, 근육통, 소화불량,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송 진료부장은 “과잉진단·치료논란이 있는 갑상선암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목소리가 나빠지고 갑상선호르몬 부족으로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할 수도 있다”며 “환자들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갑상선암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치료형태, 수술범위 등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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