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한승엽 <주>빈칸 공동대표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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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0 08:32  |  수정 2017-11-20 08:33  |  발행일 2017-11-20 제29면
“예술공장을 젊은 예술인들의 소굴로 만들겁니다”
20171120
한승엽 주식회사 ‘빈칸’ 공동대표는 달변가는 아니다. 그는 “지역 뮤지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관객들에게는 양질의 공연을 선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빈칸’의 뜻이 ‘문화계의 빈칸을 채워넣는 의미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별다른 뜻은 없어요.”

한승엽씨는 올초 대구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빈칸<주>의 공동대표이자 이사(28)다. 빈칸의 원 설립자는 양동기 공동대표(29)다. 빈칸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의 음악문화콘텐츠 제작 지원공모에 선정돼 세운 회사였다. 처음에는 교육 뮤지컬 제작 및 공연을 하는 개인사업체였는데 지난해 한 대표가 합류하면서 공연·영상·음악기획을 함께하는 사회적기업으로 변모했다.

덩달아 몸집도 커졌다. 허름한 창고를 사무실로 썼지만 음악스튜디오, 패션과 분장, 연기, 사진, 영상촬영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예술공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어깨부상 시련 딛고 음악인생 재기
지난해 합류…사회적기업 변모시켜
공연·영상·음악기획 등 영역 확장
올초부터 일감 쇄도 공연마다 호평

“북성로를 청년 집합소 만드는 게 꿈
매일 공연 열리는 거리 멋지지 않나요”



한 대표는 “예술공장에서는 문화예술 관련 거의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젊은 예술인들이 모이는 소굴, 양산박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공동대표 외에 장은영씨(26)가 함께했다. 셋은 모두 실용음악을 전공한 뒤 각자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3명이 뭉치게 된 건 광고회사에 다니던 한 대표가 다시 음악을 시작하면서다.

한 대표는 군대에서 어깨 부상을 입고 제때 치료를 못 받아 10년 넘게 해온 베이스 기타를 그만둬 실의에 빠졌다. 우연히 버스커를 만나 취미삼아 업템포라는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나름대로 인기도 얻었고 다시 음악을 시작할 용기가 생겼다.

“음악은 나에게 과분한 것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기타를 드니까 욕심이 났어요. 그런데 도레미파솔라시도 계이름을 까먹은 거예요. 울컥하는 마음에 다시 기타를 쳤어요. 1년 동안 감춰둔 게 터졌지요. ‘난 안돼’에서 ‘난 할 수 있어’로 바뀌는 시간이었어요.”

그는 돈벌이가 안되는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양 대표를 만나 의기투합했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올초부터 일감이 쏟아졌다. 지난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3차례 진행했던 투표 독려 캠페인 공연이 관심을 끌더니 삼성SDI 힐링 토크 콘서트에서는 호평이 쏟아졌다. 지난 8월과 10월 북성로 카페에서 열린 지역 어쿠스틱 밴드들의 공연 ‘어쿠스틱 살롱데이’는 사흘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한 이사의 꿈은 북성로를 음악하는 청년들의 집합소로 만드는 것이다. “서른이 되기 전까지 문화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을 북성로에 모아 이곳을 청년의 거리로 만들고 싶어요. 매일 지역의 뛰어난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리는 청년의 거리, 멋지지 않나요.”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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