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트라우마 경주시민 “작년보다 공포감 훨씬 커”

  • 송종욱
  • |
  • 입력 2017-11-17 07:45  |  수정 2017-11-17 07:45  |  발행일 2017-11-17 제11면

[경주] “이제 지진이라면 몸서리칩니다. 몸이 떨려서 겨우 아파트를 빠져나왔습니다.” 지난 15일 포항 진앙과 인접한 경주 안강읍의 손기수씨(49)는 13층 아파트 거실 장식장의 물건이 떨어지고 어항의 물이 넘실거려 벽면이 넘어지는 것 같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12경주지진 이후 1년여 만에 포항에서 다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하자 경주시민은 극도의 불안감을 보였다. 시민들은 지진이 발생하자 놀란 가슴을 안고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지난해 9·12지진 트라우마로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규모 3.6, 4.6 등 여진이 잇따르자 불안감에 휩싸인 일부 시민들은 귀가를 포기하기도 했다.

경주 소방서·경찰서, 경주시 당직실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진 발생 이후 40여 분간 휴대폰 발신이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은 가족의 소식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한모씨(51·안강읍)는 “지진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이번 지진은 지난 경주지진보다 공포감이 휠씬 컸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지진 발생 이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지진 피해 접수를 하고 있다. 16일 오후 6시 현재 포항지진으로 진앙과 인접한 경주시 안강읍·강동면의 재산 피해가 9건 접수됐다. 안강읍 양월리 주택 옥상 난간의 벽돌이 떨어지고, 강동면 다산리에는 용마루 기와가 파손됐다. 문화재 피해도 7건 발생했다. 기림사 대적광전(보물 제833호)에 균열이 발생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양동마을의 지붕과 담장 등 6곳의 기와가 탈락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송종욱 기자

경주 담당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