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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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1   |  발행일 2017-11-11 제16면   |  수정 2017-11-11
뮤직, 센스와 난센스
20171111
알프레트 브렌델 지음/ 김병화 옮김/ 592쪽/ 3만8천원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슈베르트…
명철한 해설과 음악가적 삶까지
천재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
평생의 음악에 관한 말과 글 완결판


우리 시대의 가장 훌륭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알프레트 브렌델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 등에 대한 대가적인 해석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슈베르트 말년의 피아노 작품을 망각에서 구해 낸 인물로 인정받는다. 브렌델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음악 저술가 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자기 연주의 특징인 명료성과 독창적 표현을 지면으로 옮겨 올 수 있는, 보기 드문 재능의 소유자이다.

저술상을 받기도 한 그의 글과 논문들을 선별해 결정판으로 내놓은 이 책은 이제 고전이 된 그의 두 저서 ‘음악적 사고와 재고(Musical Thoughts and Afterthoughts)’ ‘소리가 된 음악(Music Sounded Out)’에 실렸던 글들을 한데 모았다. 여기에 자신의 평생 한 녹음과 연주 습관에 관한 글, 삶과 예술에 관한 성찰과 철학이 담긴 에세이가 추가되었다. 생각을 자극하는 글로 가득한 이 저서는 이 시대의 뛰어난 한 음악인의 아주 특별한 정신세계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바흐, 베토벤, 슈베르트, 쇤베르크 등 누구에 대해 논의하든 브렌델의 성찰은 계시적이고 도전적이다.

클래식 음악계의 지성이라 불리는 저자는 그동안 많은 저작을 통해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 등 주요 작곡가들의 작품에 대한 단상과 음악 실제에 대한 생각을 발표하며 우리에게 기성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왔다.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이 그동안 연주하고 다뤄왔던 작곡가들과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해설과 의견이 담겨 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에서의 형태와 심리’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작품 연주에 관한 주’ ‘부조니에 대해 생각하기’ 등에서부터 자신의 연주 습관과 녹음에 관한 이야기나 스승인 에드윈 피셔에 대한 생각과 같은 개인적 글들, 제레미 시프먼이나 마틴 마이어와 같은 인사들과 음악에 관해 나눈 대담까지 다양하다.

저자 알프레트 브렌델은 1931년 독일 비젠베르크에서 태어나 6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자그레브와 그라츠음악원을 거쳐 에드윈 피셔에게 사사했고, 1948년(17세) 첫 리사이틀에서 호평을 받으며 데뷔했다. 다음 해인 1949년에 부조니상을 받은 이후부터 본격적인 연주 활동을 시작해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유럽 각지에서 활약했다. 1963년에는 미국에서도 성공적으로 데뷔하였고 매년 남미,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 등을 들러 연주 여행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뛰어난 기교와 아름다운 음색의 소유자로 슈베르트, 리스트, 쇤베르크, 베베른 등의 작품 연주에서 탁월한 솜씨를 보이며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쁜 연주 활동 중에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런던과 빈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했다. 2008년에 피아니스트로서 은퇴한 후 현재는 런던에 살고 있다.

“음악인으로 살아왔지만 음악 다음으로 내가 좋아한 것은 항상 언어작업이었다. 내가 쓴 에세이와 강연을 통해, 나는 심중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사물을 설명하고 조언을 제공하고, 그 당시에 구할 수 있었던 다른 글에서 만족스러운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에 대답해 보려고 노력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내가 독학한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흥미로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었다. 음악에 대해 쓴 에세이와 강의록을 모은 이 마지막 선집이 출간되는 것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

저자가 책 서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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