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호찌민-경주엑스포’ 참석 불발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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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08 07:25  |  수정 2017-11-08 07:25  |  발행일 2017-11-08 제6면
트럼프·푸틴 등과 북핵위기 논의
APEC 정상들과 잇단 회담 잡혀
경북도의‘삼고초려’노력 물거품
3분10초 분량 영상메시지로 대신

문재인 대통령을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이하 호찌민엑스포) 개막식에 초대하려던 경북도의 노력이 북핵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7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호찌민엑스포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이 힘들게 됐다며 3분10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로 대신한다고 밝혔다.

김 도지사 등 경북도 관계자들은 그동안 호찌민엑스포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대통령 참석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삼고초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당초 9일로 잡혔던 개막일을 이틀 뒤인 11일로 미루고 행사기간도 25일에서 23일로 이틀 단축했다. 임대료, 숙박비, 진행 경비 등의 손해를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이는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2017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 대통령을 개막식에 초청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지난달 전남 여수에서 열린 대한민국지방자치박람회에서는 국내 최초의 청사 안내 AI로봇인 ‘로미’가 김 도지사를 대신해 문 대통령에게 직접 호찌민엑스포 개막식 참석과 관심을 당부했다. 당시 로미는 문 대통령에게 “호찌민엑스포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다. 30개국 300만명이 참석하는 행사에 대통령님의 특별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큰 웃음으로 화답해 개막식 참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호찌민엑스포조직위와 경북도 실무진도 대통령 참석을 성사시키기 위해 서울을 수십 번 오가는 발품을 마다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물론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안동 방문 때에도 엑스포 참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도의 노력은 북핵이라는 악재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 문 대통령이 북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APEC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일정상 다낭과 호찌민을 오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한-미, 한-러 간 정상회담이 각각 예정되어 있는 데다, 주요 정상 간 양자회담도 추가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도 엑스포 개막식 불참을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측은 행사에 상영할 3분10초 분량의 축하 영상 메시지를 7일 도에 전달했다. 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하면 행사 품격이 격상될 뿐만 아니라 양국 고위급 인사의 참석과 현지 관심도 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북핵위기에 발목이 잡혀 아쉽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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