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산병원은 지난 3월 대구·경북 최초로 심장이식을 성공, 총 9례를 시행해 지역 의료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이식팀(왼쪽)과 심장이식수술 장면. |
개원 118년을 맞은 계명대 동산병원(병원장 송광순)이 심장이식 거점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동산병원은 지난 3월 대구·경북 최초로 심장이식을 성공한데 이어 총 9례를 시행해 지역 의료 수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성적은 서울대병원에 이어 전국 5위권에 해당한다.
동산병원 심장이식팀은 최근까지 1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는 확장성 심근병증과 급성 전격성 심근염을 앓던 환자들에게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했고, 환자들은 순조롭게 건강을 회복했다.
환자 중 일부는 수술 후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만큼 빠르게 회복했다. 특히 서울지역 병원에서 심부전 치료를 받다가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동산병원으로 전원되어 새 생명을 찾은 60대 환자도 있다.
심장이식은 약물이나 수술로는 치유가 불가능한 말기 심부전 환자의 병든 심장을 제거한 뒤 뇌사 공여자의 건강한 심장으로 바꿔주는 수술법으로 국내에서는 1992년 첫 시행됐다. 심장이식의 주요 원인질환으로는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판막질환, 선천성 심장질환, 심근염 등을 꼽을 수 있다.
동산병원 심장내과 김인철 교수는 “심부전이 너무 진행되어 다른 장기까지 손상되면 이식수술조차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수술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대구에도 심장이식수술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말기 심부전 환자들이 경제적· 시간적 부담없이 안전하게 이식받게 됐다”고 말했다.
심장이식이 성공하려면 치료 과정에 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잘 관리해야만 한다. 동산병원은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판막질환, 심근질환과 관련해 전국 규모의 시술과 수술 건수를 자랑하며 치료 수준도 매우 높다. 이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해 협진하기 때문에 심장이식의 연이은 성공을 이끌 수 있었다. 이 같은 명성에는 다학제 통합진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동산병원 심장이식팀은 환자의 수술 전후 종합적인 상태를 관리하는 심장내과, 이식수술을 시행하는 흉부외과, 성공적 수술을 위한 마취통증의학과, 기타 기저질환의 관리를 위한 내과 전체의 뒷받침, 그리고 영양팀과 사회사업팀까지 참여해 최선의 치료법과 지원책을 찾는다.
이식수술을 맡고 있는 흉부외과 박남희 교수는 “동산병원은 지역 최초의 심장이식을 비롯해 간·신장 등 이식치료가 활발하며, 장기이식센터를 중심으로 각종 이식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풍부한 이식경험과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동산병원 심장이식수술 성공에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송광순 동산병원장은 “이제 대구는 심장이식 분야 거점으로서 심장이식을 주도하는 메카로 자리잡았다. 앞으로 선도적으로 심장이식수술과 말기 심부전 치료 능력을 강화해 그동안 희망이 없었던 환자들에게 다시금 건강한 새 삶을 선물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동산병원은 심장이식수술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 최초 관상동맥조영술을 시작으로 현재 관상동맥시술을 지역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7천례 이상의 심장수술 경험을 갖고 있다. 부정맥 치료를 위해 지역 최초로 3차원 전기생리진단기기를 도입했고,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 3천례(국내 5위권)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가슴을 열지 않고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타비(TAVI) 시술을 성공하는 등 고령 환자를 위한 의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에서 급성심근경색 1등급, 관상동맥우회술 1등급을 획득하며 심장질환 분야에서 지역 의료계를 꾸준히 선도해오고 있다.
동산병원은 인공지능(AI)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시대를 열었다. 지난 3월27일 동산병원은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유방암, 위암, 대장암, 폐암 등 암 환자들에게 다학제 진료를 통한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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