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 하기] 자녀에게 자율성과 주도성 가지도록 도와야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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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3 08:07  |  수정 2017-10-23 08:07  |  발행일 2017-10-23 제18면

유아기(3~6세)에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은 자율성과 주도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유아기에는 호기심과 활동성이 왕성해지는데, 이로 인한 사고 발생 빈도 또한 높아진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하고 고집을 부려서 아이 키우기가 힘들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부모는 “안 돼!” “기다려!” “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부모는 간섭하고 제지하느라 바쁘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이들이 불만과 짜증이 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고, 자꾸 욕구가 좌절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무조건 하지 말라고 말하기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계단을 혼자 내려가려고 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이럴 때 대부분의 부모는 화를 내며 아이의 손을 잡아당기기 일쑤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아이의 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 혼자 내려오도록 하되, 아이보다 한 발짝 앞에 서서 충분히 보호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유익한 경험이 된다.

아이들은 대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행동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면, 배변훈련을 다 끝낸 아이가 갑자기 변을 못 가리기도 하고, 손톱을 물어뜯기도 하고, 복통과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최초의 집단생활(어린이집·유치원 등)이 이뤄지는 시기로 주 양육자와의 분리 또한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다. 집단생활에서의 규칙은 간섭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 시기에는 자율성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부모가 참을성을 가지고 규칙을 일관성 있게 지도해야 한다. 아이들은 능력에 분명히 한계가 있고, 규칙과 규범을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친절하게 반복적으로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규칙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도하면,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많이 줄어든다.

소아정신분석가이자 발달심리학자인 에릭슨은 만 2세부터 자기 일을 스스로 하는 자기주도성 형성 훈련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시기부터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일상생활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은 일부터 경험할 수 있게 해보는 것이다. 3~4세 아이는 혼자 세수하기, 옷 입기, 신발 신기와 같은 작은 일도 아직 미숙하다. 이런 일을 스스로 해낼 때마다 조금씩 성취감이 쌓이는데, 여러 번 성공을 경험하면 자신감도 동반 상승하게 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내가 할래”라며 떼를 많이 쓴다. 따지고 보면 부모가 불편해서 그렇지 무조건 못하게 할 일은 아니다. 우리 아이의 주도성이 자라고 있다는 신호다. 부모가 다그치지 않고 묵묵한 기다림은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키워주는 열쇠다. 자기주도성을 키워주고 싶은 부모라면 공감과 인정이라는 두 가지가 자신의 양육 태도에 잘 녹아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다른 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부여받은 아이들은 앞으로 점점 더 큰 기회를 찾아 나서고 경험하고 또 새로운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면 그 여정을 더 흔쾌히 씩씩하게 걸어갈 수 있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믿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정수미<허그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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