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렬의 미·인·만·세] 4차 산업시대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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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8   |  발행일 2017-10-18 제30면   |  수정 2017-10-18
[김옥렬의 미·인·만·세] 4차 산업시대 미술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찍은 콰드로(QUADRO Quadcopter A.I Drone Robot) 영상스틸.
[김옥렬의 미·인·만·세] 4차 산업시대 미술
현대미술연구소 소장

카메라가 발명되면서 미술이 달라졌다. 오랫동안 미술이 담당해 왔던 초상화나 풍경화를 그리는 방식에 변화가 일어났다. 사진이 탄생했다고 이전의 미술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미술이 탄생했다. 19세기 중반 이후 사진의 영향은 화가들에게 빛과 색채를 새롭게 보게 했을 뿐 아니라, 세상을 보는 방식도 변화시켰다. 그림의 주제도 신화나 종교에서 나아가 주관적인 경험을 담고자 했다. 150년 전 1차 산업혁명은 삶도 미술도 크게 변화시켰다.

4차 산업시대를 말하는 지금의 기술혁신은 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인공지능로봇이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 놓을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라는 두 가지의 길을 상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아마도 19세기 사진의 탄생이 미술을 변화시켰던 것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보다 큰 변화가 현실 앞에 놓여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과학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 미술도 변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전문가는 ‘미래는 이미 와있지만,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곧 현실이 될 4차 산업시대의 미술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것인가? 3D프린터와 사물인터넷 그리고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고 3D프린터가 원하는 모양의 조각을 정교하게 만들 것이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속에서 인간의 지각능력은 스마트한 기기들 사이에서 창작활동 역시 스마트하게 변할 것이다.

4차 산업시대가 만들어 갈 스마트한 도시에서 스마트한 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스마트한 시대에는 없어지는 직업도 있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직업도 많을 것이다. 가끔 인공지능로봇이 그린 그림이 화제다. 시간이 지나면 AI가 예술가를 대신할 수 있는 역할도 할 것이다. 지각방식이 변하면 창작과 감상의 체계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AI가 그린 그림, 빅데이터가 오감, 나아가 육감을 사로잡는 다차원의 감각미술, 눈으로 감상하는 미술이 아닌, 입고 감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지 않을까.

감성만족이나 미적인 직관도 데이터를 통해 얻고, 사물인터넷과 연결되어 보는 미술이 아닌, 착용하는 미술이 보다 큰 만족을 선사하게 되지 않을까. 스마트한 기술로 융합된 고감도 센서는 순수예술도 일상에서 입고 벗고 착용하는 미술, 개인의 것이면서 모두의 것인 미술일 수 있을까. 그리고 AI 디자이너, AI 소설가, AI 화가와 토론하면서 인간화가의 그림을 감상하는 AI 화가를 상상해 본다. 아직 닿지 않았지만, 지금 가고 있는 기술혁신이 모두가 체감하고 공유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감성이면 좋겠다. 현대미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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