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러시아 경협자금, 중소기업으로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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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7   |  발행일 2017-10-17 제30면   |  수정 2017-10-17
한러 경제협력 활성화 위해
가장 먼저 정비해야 할 것은
정책자금의 중소기업 확대
民官의 공동프로젝트 위한
국회의 법적근거 마련이다
[3040칼럼] 러시아 경협자금, 중소기업으로 확대하자

지난 9월 대통령에 이어 국회의장까지 최근 러시아를 공식방문하며 양국 간 협력분위기를 한층 격상해 나가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의회연맹(IPU)의 총회 참석을 위한 방문이라, 다자 외교뿐 아니라 한러 양자외교까지 펼치며 한반도 안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려는 일련의 노력들은 인상적이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과 만나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러시아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러시아 또한 공동의 관심사로 화답했다.

특히 이번 국회의장의 방러에선 양국 의회가 나서 경제통상 및 투자발전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행 또한 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신북방정책에서 러시아와의 협력행보가 얼마만큼 비중있는 역할을 할 것인지 기대된다.

두 나라 의장들은 양국 의회협력 발전 및 경제통상 확대에 상호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앞으로 활동기반의 근간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이번 성명에는 앞으로 양국 의회가 경제협력 분야에서 더욱 긴밀한 협력을 위해 양국 의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의회 간 고위급위원회를 구성했다는 대목이다.

양국 의회는 이른 시일 안에 고위급 위원회의 위원 및 지도부 구성, 운영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국의 의회교류를 정례화하면 양국의 경제협력 활성화의 중추적 역할은 물론 더욱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견고히 해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민국 행정부, 국회 차원에서 신속한 대러시아 외교행보는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하고 싶다. 러시아 또한 기대 이상으로 이번 국회 대표단을 환영하고 최대치의 성의를 보여주었다. 러시아 하원건물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대한민국 대표단을 환영한 것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하원에 정 의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출석한 러시아 의원 전원이 기립박수로 대표단을 열렬히 환영하는 예우를 보여주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앞으로 결실을 위한 숙의가 필요하다. 첫 단추를 어떻게 꿰매고 나갈지에 대한 방향성을 진중히 고민해야 한다. 필자는 이코노미스트로서 양국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의회 차원에서 제일 먼저 정비가 필요한 부문을 제언하고 싶다.

먼저, 정책자금 활용도가 중소기업에까지 저변 확대돼야 한다. 러시아와 협력사업은 대부분 대형급 사업이다. 현재 운용시스템으로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지금 극동러시아에선 연방정부, 주·시정부가 발주하는 개발형 프로젝트 참여가 실질적인 우리 기업들의 사업 기회인데, 이렇다 할 금융제안이 없어 협상근처도 못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둘째로 민관 기업이 공동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국회에서 마련해야 한다. 러시아는 정부 주도로 국가경제를 견인한다. 따라서 거의 모든 대형사업에 국영기업이 주 발주처이며 또한 정부를 통해 최종 의사결정이 정해지는 구조다. 정부 산하의 공기업들이 민간기업과 함께 러시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게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물론 실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신북방정책 실현을 위한 국익관점으로 공기업의 러시아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정부가 협상창구에 나서 사업완료 시점까지 러시아와 대화를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주변국인 중국, 일본은 러시아의 이 같은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민관이 함께 움직이며 러시아 개발형 프로젝트 수주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한러 양자관점에서 의미있는 신북방정책의 실현을 위해서는 행정부와 의회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회가 잘 이해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러시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주며 판로의 물꼬를 터주길 바란다. 전명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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