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한·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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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6   |  발행일 2017-10-16 제30면   |  수정 2017-10-16
한중 통화스와프의 연장
中 政經분리 의도 엿보여
18일 개막 당대회 계기로
중국의 對한반도 정책이
이성적으로 전환하기를
[아침을 열며]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한·중 관계

중국의 당(黨)·정(政)·군(軍)을 이끄는 절대 권력인 중국공산당의 최고 권력기구로 5년에 한 번 개최되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18일 개막된다. 당 최고지도자인 총서기가 ‘정치보고(政治報告)’를 통해 미래 중국 발전의 방향과 정책을 대내외에 공표하는 최대의 정치 행사다. 이번 대회는 시진핑 1기 체제를 결산하고 향후 5년을 이끌 2기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으며, 다음 20차 당 대회에서 선출될 지도자 후보군 지정도 관심사다.

중국공산당대표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총서기는 구조적으로 이전 총서기가 구축한 체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시대가 개막했지만 인사배치는 퇴임하는 후진타오 총서기에 의해 안배된 것이었다. 총서기에 등극한 시진핑은 지난 5년간 강력한 반부패운동을 통한 사회정화 추진과 함께 정적을 제거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자쥔(習家軍)으로 불리는 시진핑 사단이 형성됐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 정치의 핵심 세력으로 등극하게 되며,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주요 행정 보직을 장악하게 된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시진핑 시대가 개막되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선, ‘마오저뚱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처럼 시진핑 사상체계의 당장(黨章·당헌) 삽입여부가 관심이다. 시진핑의 정치철학은 삽입이 가능하나 이름을 명기하는 ‘시진핑 사상’은 구체적인 성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게 현실이다. 또 지난 30년의 관례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67세 연임, 68세 은퇴를 뜻하는 칠상팔하(七上八下) 규칙의 준수 여부도 관심사다. 부정부패 사정정국의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당 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유임과 관련된 이 문제는 정치국원을 거치지 않은 천민얼(陳民爾) 충칭(重慶)시 서기의 정치국 상무위원 등용과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계파 정치의 특성상 과연 관례를 깨는 두 가지 무리수 관철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격대지정(隔代指定) 관례에 따라 그동안 거론되던 후춘화(胡春華)-쑨정차이(孫政才) 후계 구도도 쑨 서기의 낙마에 따라 오리무중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수교 25년을 맞아 최대의 위기를 맞은 한·중 관계가 이번 당 대표 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기본적으로 당 대회는 중국의 미래 발전 전략과 방침, 내부적 정치구도 형성에 주안점을 두므로 한·중 관계를 직접 언급하는 정책이 나오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근 사드 4기 추가 배치를 두고 중국이 사드문제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반응을 보인 점은 고무적이다. 또 중국의 필요성이 더욱 컸지만 양국 통화스와프 연장도 정치와 경제를 일정 부문 분리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읽히는 부분이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지난 5년간 중국굴기로 지칭되는 전략적 확장에 부심하면서 주변국과의 갈등을 증폭시켰다.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최대 국책 과제인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직접적인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국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는 북핵 위협의 고도화는 동북아의 안정을 직접적으로 해치고 있고, 미국의 한반도 문제 개입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이는 중국에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들 문제에 관해 이번 당 대회에서 일정한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은 한·중 관계를 갈등으로 이끌었던 사드 문제에 관해 본연의 군사적 차원으로 국한하는 전략 전환을 해야 한다. 그동안 사드문제에 관해 중국의 과도한 반응은 이번 당 대회의 안정적 개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중국의 이성적이고 냉정한 대(對)한반도 정책 전환을 기대한다. 강준영 (한국외대교수·차이나 인사이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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