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한티재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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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4   |  발행일 2017-10-14 제12면   |  수정 2017-10-14
혼밥族 잡는 1人 보쌈·1人 부대찌개…“외식업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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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티재의 1인 메뉴인 ‘보쌈과 밥’‘부대찌개와 보쌈’. 혼자서도 보쌈과 부대찌개를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메뉴여서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높다. <한티재 제공>

‘혼밥’의 시대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편의점에 즐비하게 진열된 도시락이 금세 동나는 모습이 더 이상 어색하거나 특이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외식업계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혼자서 또는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대구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 내에 문을 연 한식전문점 ‘한티재’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보쌈·부대찌개·순두부찌개 1인 메뉴를 알차게 구성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지역서 흔치 않은 혼밥메뉴
유통단지 본점 점심 직장인 몰려
순두부찌개 등 6천∼9천원대 구성

이시아폴리스 인근 제조시설 갖춰
내년 자동화설비 늘려 공급 확대
창업비용 165㎡ 기준 1억원 정도
조만간 두류동 7호광장 2호점 오픈


◆한식의 티나는 재구성

‘한티재’는 대구 시민들에게 친숙한 지명이다. 높고 큰 고개를 뜻하는 ‘한티’와 길이 나 있어서 넘어다닐 수 있는 높은 산의 고개를 뜻하는 ‘재’가 합쳐진 말로, 칠곡군 동명면 득명리~군위군 부계면 남산리를 잇는 실제 고개이름이기도 하다. 팔공산의 경치와 굽이굽이 휘감아 도는 도로의 굴곡이 아름다워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티재는 이 같은 큰고개도 거뜬히 넘을 수 있도록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정성껏 준비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티재 윤영희 대표(42)는 이보다 좀 더 깊은 의미를 담았다. ‘한식의 티나는 재구성’의 줄임말로 해석한 것. 말 그대로 기존 한식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통해 메뉴를 재구성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흔한 메뉴를 트렌드와 개인 취향에 맞게 다시 구성함으로써 참신함과 독특함을 어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국내 유명 외식프랜차이즈업체에서 20여 년간 근무했다. 당시 여성 CEO를 롤모델로 삼고 ‘언젠가는 나도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설립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본격적으로 사업 구상에 돌입한 뒤 1년 여간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인테리어와 브랜드 콘셉트, 소스 개발 등에 매달렸다.

또 매장 오픈보다 동구 이시아폴리스 인근에 제조시설을 만드는 것을 우선했다. 이곳에서는 찌개 소스와 보쌈 김치 속, 무절임김치 등을 손수 생산하고 있다. 윤 대표는 “가맹점을 계속 확장할 계획인데 지금 시설로는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 내년에 자동화설비 등에 투자를 늘리고 공장을 확장해 생산과 물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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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 내에 위치한 ‘한티재’ 매장 내부. <한티재 제공>

◆혼자서도 부담 없이

한티재의 메뉴는 혼자서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찌개에 소면을 넣어 먼저 먹고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한 순두부찌개를 비롯해 부대찌개(찌개·라면·밥), 보쌈과 밥(보쌈·밥·순두부찌개), 순두부찌개와 보쌈(찌개·소면·밥·보쌈), 부대찌개와 보쌈(찌개·라면·밥·보쌈)이 각 6천~9천원대의 가격이다. 이외에도 보쌈, 부대전골 등 다수의 손님을 위한 요리메뉴도 구성돼 있다.

당초 한티재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했다. 서울의 사무실 밀집지역에는 이미 한티재와 비슷한 메뉴를 가진 밥집이 많이 생겨났지만, 대구지역은 아직 미미한 상태다.

윤 대표는 구상 단계에서 이 같은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많이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지역에 많이 없는 콘셉트다보니 두려움이 컸다는 것. 하지만 걱정과 달리 지금은 점심시간에 가게 앞으로 줄이 길게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윤 대표는 “기다리기 싫어하는 분들은 일찍 오거나 1시 이후에 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 가게 점심시간은 다른 가게보다 앞뒤로 한 시간씩을 더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라며 웃었다.

한티재는 요리에 대한 품질 자부심도 뛰어나다. 보쌈 고기를 하루 두 번 삶는데, 아침에 삶은 고기는 점심시간에 다 소진되는 경우가 많다. 오후에 삶은 고기도 저녁시간에 모두 팔리기 때문에 고객들은 언제나 갓 삶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육질의 보쌈을 즐길 수 있다. 윤 대표는 “직원들에게는 손이 한 번 더 가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만큼 손님들의 만족도는 높아진다”며 “갑자기 손님이 몰리면 삶아둔 고기가 모자랄 때도 있다. ‘최상의 품질을 위해 고기를 조금씩 자주 삶습니다’라는 안내문을 일부러 붙여놓고 손님들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보쌈 고기도 중요하지만 김치 맛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티재의 김치는 배추뿐만 아니라 고춧가루, 배, 천일염, 마늘 등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수익성 때문에 배추만 국내산을 사용하고 고춧가루는 중국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티재는 100% 국산 재료를 쓰기 때문에 맛이 더욱 좋다는 것.

또 김치 속과 배추를 따로 공급해 가게에서 버무리는 방식으로 김치를 만들기 때문에, 중간에 물이 생기거나 숙성돼서 맛이 변하는 일이 없이 최상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티재는 곧 달서구 두류동 7호광장 인근에 2호점을 낼 계획이다. 창업비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132∼165㎡(40~50평대) 기준으로 1억원 정도다. 이는 권리금과 임대비용을 제외하고, 인테리어나 주방 시설·비품, 가맹비 등을 포함한 비용이다.

윤 대표는 외식업 종사 경험이 없는 이들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오히려 경험이 없는 분들이 본사 매뉴얼이나 경영이념을 잘 따라서 오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레시피와 소스를 본사에서 제공하니 외식업 분야 경험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고객들이 예전과 달리 까다로워진 편이다. 품질관리 노하우만큼은 철저히 지켜 신뢰 높은 브랜드 네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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