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창고형 매장’ 가파른 성장세…업계 투자 확대

  • 이연정
  • |
  • 입력 2017-10-10 07:23  |  수정 2017-10-10 09:29  |  발행일 2017-10-10 제15면
이마트, 일반매장 출점계획 없어
연말 트레이더스만 2개 매장 오픈
코스트코 대구 2개 매장 운영계획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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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에 따라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매장이 유통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위쪽)과 코스트코 대구점. (영남일보 DB)

영천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32)는 한 달에 한 번 코스트코 대구점(북구 산격동)을 찾는다. 주로 물과 세제 등 생필품, 수입 인스턴트 식품을 구매한다. 이씨는 “생필품은 어차피 써야 하는 거니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살 수 있어 좋다”며 “인터넷으로도 살 수 있지만, 수입제품을 구경하고 싶어 일부러 매장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창고형 매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대형 유통업체들도 창고형 매장 확대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일반매장 오픈 계획이 없는 반면, 트레이더스는 지난 8월 문을 연 고양점에 이어 군포·김포 매장도 올 연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매년 최소 2개의 점포를 늘리던 이마트는 올 초 처음으로 울산 학성점을 폐점하기로 결정했고, 하남점 잔여 부지와 평택 소사벌 부지에 이어 최근 대구 시지점까지 매각했다. 이마트가 한 해 동안 출점은 전혀 않고 오히려 폐점을 결정한 것은 사상 최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포화상태를 맞은 대형마트의 시장성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이를 정리하고 복합쇼핑몰과 편의점, 인터넷몰 등에 투자하는 등 유통사업 전반을 개편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이달 말 북구 칠성동에 개점하는 롯데마트 칠성점을 당초 회원제 창고형 매장인 ‘빅마켓’으로 오픈하려 했으나, 인근 시장 상인의 반발 등을 우려해 일반 매장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일반 대형마트 매장들의 역신장 추세 속에서 트레이더스와 인터넷몰만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통산업 규제와 내수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계들이 앞으로 일반 매장 대신 창고형 매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코스트코가 대구지역에서 2개의 매장(대구점, 혁신도시점)을 운영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지역 창고형매장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이마트가 코스트코코리아 지분과 부동산 등 관련 자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매각하면서, 코스트코 대구점은 기존 점포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공사 중인 혁신도시 내 점포(연면적 6만4천여㎡)가 올 연말 오픈하면 사실상 대구에만 두 개의 점포가 운영되는 셈이다.

특히 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는 혁신도시점의 경우 인근 영천·경주·포항 등 중소도시 상권까지 빨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에 세 개의 창고형 매장이 운영된다 해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침체기에 접어든 대형마트와 달리 창고형 매장은 온라인몰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혁신도시점 개점을 계기로 지역 대형마트 상권에 본격적인 변화가 일어날지 유통업계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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