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아이를 변화시키는 비폭력 대화법(1)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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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09 07:39  |  수정 2017-12-20 14:03  |  발행일 2017-10-09 제17면
“관찰·느낌·욕구·부탁 4단계로 아이와 공감하며 대화하라”
20171009
자녀와 대화할 때 그 이야기를 잘 따라가며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말을 충분히 듣지 않고 정답을 가르쳐주려는 태도는 좋지 않다. 힘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엄마와 두 딸들의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매일 잔소리를 해도 바뀌지 않으니 짜증만 나요. 이러다가 아이와 관계만 안 좋아질 것 같아요.”

자녀와 대화하는 법을 몰라 쩔쩔매는 초등맘이 적잖다. 자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제대로 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직 교사가 조언하는 ‘비폭력 대화법’에 대해 2회에 걸쳐 정리한다.

Q: 비폭력대화란 무엇인가요.

A: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는 ‘연민의 대화’라고도 합니다. 미국의 마셜 로젠버그 박사가 고안한 대화방법으로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지닌 연민이 우러나는 방식으로 사람과 유대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자신을 더 깊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대화 방법입니다.

비폭력대화에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라는 4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 관찰은 있는 그대로의 일을 마치 사진 찍듯이 표현하는 것입니다. 둘째, 느낌은 그 행동을 보았을 때 어떻게 느끼는가를 말합니다. 셋째, 욕구는 자신이 느끼는 느낌 뒤에 어떤 욕구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말합니다. 넷째, 부탁은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해주길 바라는 것에 대한 표현입니다.


아이가 지각해서 벌섰다는 말을 했을때
“내일부터 일찍 일어나” 라는 반응보다
“깨워주세요” 스스로 도움 청하도록 유도
아이들끼리 다툴땐 변호사 역할하며 경청



Q: 아이의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공감하며 들을 수 있을까요.

A: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만히 들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대화를 관찰해 보면 조언하기, 동정, 맞장구치기, 자기 이야기하기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집에 와서 “지각했다고 선생님이 뒤로 나가 서있으라고 했어”라고 했을때, 엄마는 “너 그럴 줄 알았다. 내일은 7시에 일어나”라고 말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이는 공감을 원해 엄마에게 대화를 시도했는데, 이런 반응이 오면 속상하고 표현한 것에 대해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비폭력대화의 4단계로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출발점은 ‘내가 너에 대해 잘 모르고 너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마음가짐입니다.

그 뒤 아이 이야기를 이해했다고 반영해야 합니다. 들은 대로 표현하는 것인데, “그랬어? 선생님이 ○○가 지각했다고 복도로 나가라고 하셨어?” 그 다음은 아이의 어떤 느낌을 추측하는 단계입니다. “너 속상하고 서운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고는 그러한 느낌의 원인인 아이의 욕구를 추측하는 겁니다. 가령 “네가 좀 늦더라도 선생님이 괜찮다고 얘기하고 이해해주셨으면 바랐어?”라고요.

마지막으로 엄마는 아이에게 부탁이 있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럼 내일부터는 어떻게 하고 싶어?” 혹은 “엄마나 선생님에게도 어떤 부탁이 있니?”라고 묻습니다. 그럼 아이가 스스로 “내일부터는 일찍 일어나려고요”라고 하거나 혹은 “엄마가 저 내일 좀 깨워주세요”라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공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따라간다는 것은 대화를 하는 그 순간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아이의 상황을 이해해 주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Q: 아이들 끼리 싸울 때는 어떻게 중재하면 좋을까요.

A: 아이들끼리 다투는 일은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갈등입니다. 사실 아주 사소한 싸움은 아이끼리 해결하도록 두는 것이 낫습니다. 그렇지만 몸을 사용해 싸울 때는 반드시 부모님이 개입해야 합니다.

이럴 때 부모님은 판사의 역할을 맡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이의 중간에서 서로의 잘잘못을 가린 후 사과하게 합니다. 이럴 때 아이는 무엇이 잘못인지 스스로 깨닫기보다 속상함, 억울함, 답답함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부모님께서 판사의 역할이 아닌 아이들 각각의 변호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출발점은 두 아이의 이야기를 중립적으로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보는 자신의 마음보기입니다. 이때 습관적으로 부모는 잘못한 아이가 보일 수 있으나 그런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대화에 참여하길 바랍니다. 대화를 시작할 때 누가 먼저 이야기할지 물어봐도 좋고, 공감이 더 필요해 보이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부터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에게 너의 이야기도 꼭 들어주겠다는 표현을 해주면 좋습니다.

그 다음은 두 아이의 이야기를 비슷하게 들어주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자칫 한 아이의 이야기가 길어져 오래 듣다보면 다른 아이가 서운하거나 속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파호초등학교 김윤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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