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車부품·철강 “장벽 높아질라” 수입, 농산물 “장벽 사라질라” 긴장

  • 구경모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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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09   |  발행일 2017-10-09 제3면   |  수정 2017-10-09
한미 FTA 재협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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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 둘째)과 유명희 통상정책국장(맨오른쪽)이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무역대표부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왼쪽 둘째) 등과 함께 양국 FTA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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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합의에 따라 재협상 품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철강, 농업 등의 관세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불공정 무역’으로 꼽아왔던 대표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 개정으로 자동차, 기계, 철강 분야에서 미국이 관세율을 올리면 앞으로 5년 동안 수출이 최대 170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9조원가량이 줄고, 일자리는 15만4천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들도 앞으로 진행될 한미 FTA 개정협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는 재협상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가 개정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구 對美수출 2012년이후 흑자 유지
차부품 비중 17%로 최대…피해 우려
철강도 반덤핑 강화하면 타격 불가피
관세 즉시 철폐 요구 농산물도 직격탄



현재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한미 FTA로 2012~2015년 4년간 관세율 2.5%를 유지하다 작년에 무관세가 됐다. 반면 일본, 유럽산 자동차들의 관세율은 2.5%다. 한미 FTA 개정으로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8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구의 올 상반기 대미 수출액은 5억7천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지역의 대미 무역수지는 한미 FTA가 타결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미 무역수지는 4억7천700만달러 규모였지만, 2016년에는 7억8천200만달러로 63%가량 증가했다.

대구의 국가별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전체 수출 국가 중 14.1%를 차지한다. 자동차 부품은 대구의 주요 수출품목으로 올 1~6월 5억7천400만달러 규모, 16.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역의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한미 FTA 개정으로 자동차 업체가 타격을 받으면 지역의 부품업체들도 도미노처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강 업체들도 수출 손실을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철강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관세 협정에 따라 한미 FTA 발효 이전부터 무관세였다. 하지만 한미 FTA 개정을 계기로 한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를 강화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철강판은 경북의 주요 수출품목이다. 특히 최근 8개월 연속 철강판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철강판 수출금액 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7%에 달한다.

농업도 한미 FTA 개정의 영향을 피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체결 당시 578개 품목은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했으며, 나머지 1천499개 품목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측은 현재 유예된 농산물 574개의 관세를 즉시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3일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한미 FTA 개정을 위한 국회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산자부의 보고에 이어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청회 △통상조약 체결계획 수립 △국회 보고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국 역시 의회 보고 등의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협상은 내년초 이뤄질 전망이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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