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의 茶茶益善] 땅두릅과 벽라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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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9   |  발행일 2017-09-29 제41면   |  수정 2017-09-29
벽라춘 2g과 땅두릅 2g을 함께 우려 마시면 상큼한 맛…관절통 사라지고 몸 가벼워지며 입맛 회복까지
[오영환의 茶茶益善] 땅두릅과 벽라춘
독활
[오영환의 茶茶益善] 땅두릅과 벽라춘

땅두릅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본 식물이다. ‘바람에 움직이지 않는다’ 하여 ‘독활(獨活)’로 불린다. 약성은 온화하고 맛은 쓰고 맵다. 초봄에 어린 순은 나물로 데쳐 먹으며 뿌리는 약재로 쓰인다. 7~8월에 원뿔 모양의 꽃차례가 나와 한 가지에서 암수의 꽃이 연한 녹색으로 피고 9~10월에 열매가 익는다. 한방에는 진통, 진정, 중풍반신불수 등에 쓰이는 ‘독활기생탕(獨活寄生湯)’ 처방이 있다. 두통과 백태가 끼는 목감기 증상에 효험이 있다.

이른 봄 새순 중에서 이파리 밑동 부위 흰 부분과 연자주색 부위를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덖으면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차가 된다. 맛과 향이 뛰어난 대용차지만 무이 암차와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파리 모양과는 달리 꽃가지가 시원하게 쭉 뻗어 높게 솟은 모양이 땅두릅이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벽라춘은 중국 장쑤성, 쑤저우, 타이후, 동정산 부근에서 나는 찻잎으로 만든다. 춘분에서 청명 사이 잎을 따서 만든 걸 최상으로 친다. 소라 모양의 가늘고 여린 순으로 만든 벽라춘은 은백색의 융모로 덮여 있다. 과일 향과 꽃 향이 나며 은은하면서도 신선하다. 후미가 달콤하면서 우아한 향기가 상쾌함을 안겨주며 순수한 맛이 침샘을 자극하여 긴 여운을 남긴다.

벽라춘은 차인들에게 사랑받는 차 중의 하나다. 일호춘(一壺春), ‘차호 속에 봄이 가득 담겨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차관에 햇차를 넣고 잘 익은 물을 부어 놓고 차가 맛있게 잘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3~4분 사이에 ‘봄이 저 안에 들어 있구나’ 하는 아련한 감회에 젖는다. 왜 이 가을에 봄을 느끼라고 권할까. 그것은 봄차가 5~6개월 숙성된 시기가 바로 시월의 어느 가을날이기 때문이다.

벽라춘 2g과 땅두릅 2g을 넣고 우려 마시면 뼈마디의 통증이 사라지고 무겁던 몸이 가벼워지며 백태 낀 입맛을 군침 돌게 한다.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저녁 무렵에 벽라춘의 봄과 땅두릅의 봄이 만나 펼치는 맛과 향의 앙상블을 느껴본다. 싸한 가을의 댓바람처럼 시원하면서 상큼한 맛. 누가 가을을 쓸쓸하고 고독하다 말했는가. 청객과 함께 단소 가락에 취해보고 싶다. 푸른차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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