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네덜란드, 네덜란드 총선 6개월 지났는데도 무정부 상태…3개당 연합구성 조율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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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8   |  발행일 2017-09-28 제15면   |  수정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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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4개 정당 당수와 각 당 협상가, 중재자 등이 새 정부 출범을 위해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다 . <출처: R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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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경<경북PRIDE상품 네덜란드 해외시장 조사원·홀랜드뉴스미디어&저널리즘대표>

이전 정부의 장관들이 자리 유지
새 정책·입법 추진없이 국가 운영
무정부, 77년 208일이 가장 길어


네덜란드는 지난 3월15일 총선을 치른 후 아직까지도 새 정부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군소정당까지 포함하면 20개훨씬 넘는 정당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올해 선거를 통해 의회로 진출한 정당은 총 13개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유럽연합에서 첫 총선을 치른 나라이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네덜란드의 선거에 집중됐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연합 역시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네덜란드의 극우 정당인 자유당(PVV)은 다수당이 되지 못했지만 의회 의석 수로는 둘째를 차지했다. 전체 의석 수 150석인 네덜란드에서 20석을 차지한 자유당을 제외하면 총 130석, 네덜란드가 아직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가장 많은 의석을 얻은 자유민주공화당(VVD) 33석, 기독당(CDA) 19석, 민주66(D66) 19석 등 총 13개 정당이 150석을 나눠 가졌다. 33석의 자유민주공화당이 주도하여 연합 정부 구성을 해야 하며, 연합 정부 구성이 결정되면 다수당에서 총리가 결정되고 연정협의 안에 합당하게 내각 구성을 한 후 각 부처 장관도 결정한다.

지금까지 네덜란드 역사상 가장 긴 기간 정부가 없었던 시기는 1977년 208일이다. 올해 선거가 끝난 후 의회진출 정당들은 정부구성을 위해 노력했지만 쉽게 조율하지는 못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각 정당에나누어준 의석 수는 3개 이상의 당이 연합을 해야 정부가 구성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무정부 상태라고 해서 정부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전 정부가 그간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최소한 지탱을 하고 있는 상태로 보면 된다. 이전 정부의 장관들은 그대로 자리를 유지하고 새로운 정책을 만들거나 입법을 추진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만 국가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모든 것은 유연하게 움직인다.

네덜란드에서 1년의 정책 예산과 정책 방향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이 바로 ‘프린셔스다흐’라고 불리는 ‘왕자의 날’이다. 네덜란드는 2012년 국왕의 네덜란드 의회간섭을 최소화했다. 지금은 입헌군주국이라는 위상에 맞게 치러지는 형식적 연례행사 중 하나지만, 이날은 의회에서 결정된 주요 정책의 골격과 정책을 위한 예산을 국왕에게 승인받는 날이다. 한 해 예산과 정책이 국왕에게 전달되는 형식을 빌려 국민에게 함께 공개하는 중요한 날이다. 올해는 현재 새 정부가 꾸려지지 않아 빈껍데기 행사가 됐다. 하지만 주요 정책은 이날 국민에게 알려졌다.

네덜란드에서 한 정당이 50% 이상을 국민에게 득표받은 경우는 없다. 그렇기에 연합정부 구성은 정부를 이루는 기본 요소라고 해도 무방하다. 연합정부 구성을 위해서는 다수당이라고 해서 그 당의 당리당략만을 내세울 수가 없다. 의회 의석의 과반이 연합정부를 합의해야 정부가 출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구성은 네덜란드 역사상 가장 오래 무정부 상태를 유지한 후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있다. 최소 220일이 지나야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는 호언장담 뒤에는 정부가 꾸려지지 못해 다시 국민의 뜻을 묻는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 예언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거의 50%에 육박하는 국민은 새 정부를 위한 정당들의 연합정부 구성 노력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 9월이 지나면 네덜란드는 무정부 상태로 200일이 지난다. 새 정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조금 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월드리포트 마지막회입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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