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사정정국?…수사대상에 오른 국회의원 속앓이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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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3   |  발행일 2017-09-23 제3면   |  수정 2017-09-23
권성동·염동열·원유철까지…
野의원, 與보다 많아 사태주시

여의도 정치권이 검·경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일부 국회의원 문제로 어수선하다. 수적으로는 야당 의원들이 여당에 비해 훨씬 많지만, 대부분 내부에서 혐의사실이 불거진 경우다. 이에 야당은 정권을 향해 대놓고 ‘기획수사’ ‘표적수사’라고 항의도 못하고 속앓이 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에선 2012~2013년 강원랜드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권성동·염동열 의원이 검찰 수사망 안에 들어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자택과 강원랜드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 분석을 통해 두 의원과의 관련성을 뒤지고 있다.

권 의원의 경우 감사원이 권 의원 비서관 김모씨가 지원자격 미달인데도 강원랜드에 채용된 사실을 문제 삼아 최 전 사장과 인사담당자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 검찰은 김씨 채용 과정에서 권 의원의 역할이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권 의원은 “밑에서 자기들끼리 한 일”이라며 관련성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 비서실장인 염 의원은 자신의 전 보좌관 김모씨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염 의원의 지역구 유력 인사 30여명이 염 의원 쪽에 강원랜드 취업을 청탁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자신의 전 보좌관 권모씨가 원 의원 지역구의 한 사업가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돼 관련성을 수사받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한국당 엄용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남 창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엄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 유모씨(구속기소)가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기업인이면서 당시 선거사무소 책임자였던 안모씨로부터 불법 선거자금 2억원을 받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자신의 참모들 때문에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서울 북부지검은 우원식 원내대표의 보좌관 부친이 2012년 총선 때 통합진보당 예비후보에게 출마 포기를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의 경우 자신의 보좌관이 2015년 말 지인에게 지역구 개발 사업 정보를 알려준 뒤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경찰에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다.

야당 지도부로선 수사선상에 소속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여당의 ‘적폐청산’ 공세에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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