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 기대했는데…경북 송이농가 울상

  • 김중엽·남두백·황준오
  • |
  • 입력 2017-09-22 07:19  |  수정 2017-09-22 07:19  |  발행일 2017-09-22 제7면
기대와 달리 초기 작황부진
영덕 올 수매량 절반 낮춰
울진 1등급 50만원 돌파
봉화송이축제도 차질 예상
풍작 기대했는데…경북 송이농가 울상
국내 최고 품질로 인기를 얻고 있는 울진금강송 송이.

경북에서 자연산 송이의 수매가 시작됐지만 기대와 달리 작황이 부진해 송이채취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 때문에 송이 입찰가도 급등하고 있다. 송이축제를 준비하는 지자체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덕

전국 최대 자연산 송이 산지인 영덕의 초반 수매량이 예년보다 많이 떨어졌다. 지난 12일부터 수매를 시작한 영덕군산림조합은 20일까지 총 1t가량을 수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하루 평균 120㎏에 불과한 실적이다. 이 때문에 수매가는 매일 오름세다. 20일 기준 ㎏당 수매가는 1등급 44만1천900원, 2등급 38만6천100원, 3등급 22만9천900원, 4등급(등외) 16만9천900원이다.

영덕은 지난해 산림조합을 통해서만 114t의 자연산 송이를 수매해 전국 총 수매량(265t)의 43%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낮 기온이 너무 높아 생산량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날씨에 민감한 자연산 송이는 평균 20℃ 안팎의 기온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송이 생산자와 산림조합 관계자는 “올해 영덕지역 기온이 높아 송이포자가 녹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만큼 생산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다음달 말까지 수매를 계획하는 영덕군산림조합은 올해 수매목표량을 지난해의 절반으로 낮췄다.

◆울진

울진금강송 송이도 지난 15일부터 공판을 시작했지만 송이채취 농가들은 출하량을 보고 내심 걱정하는 분위기다. 울진군산림조합(조합장 김중권)에 따르면 첫날 공판에서 ㎏당 1등급은 36만1천820원, 2등급 28만7천900원, 3등급 23만1천900원, 4등급 14만3천720원에 입찰됐다. 하지만 21일 하루 동안 88㎏만 공판되는 등 수매량이 크게 줄면서 송이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이날 기준 수매가는 1등급이 50만2천500원, 2등급 41만2천500원, 3등급 26만7천원, 4등급 17만7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7일간 총 수매량은 605㎏에 불과해 1억3천800만원의 수매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울진군산림조합은 지난해 울진금강송 송이 30t을 수매해 총 33억원의 수매가를 올렸다.

울진금강송 송이는 산림청으로부터 지리적표시 품목으로 등록돼 관리되고 있다. 해풍의 영향을 받고 금강송의 영양분으로 성장해 솔향이 뛰어나고 육질이 단단하다. 또 저장성이 오래가는 특징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산림조합 관계자는 “예전에는 산림조합만 공판을 했으나 지금은 군내 10여개 개별 회사의 입찰원들이 산림조합 수매가를 기준으로 수매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조합 수매량보다 물량이 많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

봉화송이 역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올해 날씨가 송이 생장에 좋아 풍년이 예상됐지만, 기대와는 달리 초기 작황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봉화군산림조합에 따르면 공판이 시작된 지난 14일 1등품 송이 입찰가는 35만1천원이었으나 19일 현재 54만7천원까지 치솟았다. 2등품도 27만3천원에서 40만7천원을 기록하는 등 등외품을 제외한 모든 등급의 송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송이 작황을 풍작으로 예견했던 봉화군산림조합과 봉화송이산주협의회·봉화송이산지유통협의회 등은 초반 작황이 기대에 못 미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기온이 급감하면서 냉해로 인해 송이 포자가 자라지 못하고 있어 작황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급등했지만,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는 것도 가격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생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봉화송이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봉화군축제위원회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송이 생산량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준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추석 전에 축제가 열리다 보니 가격이 지난해보다 급등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중엽·남두백·황준오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